한 편의 창작뮤지컬이 대학로를 흔들었다.
'트레이스 유'(Trace U)가 기존 뮤지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강렬한 매력으로 창작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트레이스 유'는 록밴드 클럽인 '드바이'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가는 밴드의 보컬리스트 본하와 클럽 주인인 우빈이 주인공으로 등장, 본하가 사랑하는 묘령의 여인과 여기에 숨겨진 두 주인공의 미스터리하고도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담긴 남성 2인극이다.

영화로 따지자면 '팝콘 무비' 같이 킬링 타임용으로만 즐길 수 있는 오락 공연은 아니다. 대신 관객들의 적극적인 관람과 참여를 유도하며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무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드라마와 록 콘서트를 새롭게 결합해 보고 듣는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남자배우 두 명이 극을 이끌어가지만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과 함께 이야기 역시 전혀 단조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줄거리는 단 한 순간도 흐름을 놓치지 않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으며, 흥미로운 반전은 마지막까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록 콘서트 형식을 가져온 만큼 다른 뮤지컬보다도 음악이 많이 등장해 한 편의 콘서트를 방불케한다. 음악은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구슬프게 관객을 자극한다.

창작뮤지컬인만큼 얼만큼 기존 것들과 다른 신선함을 주느냐가 관건인데, '트레이스 유'는 뮤지컬의 새로운 방안, 새로운 형식의 무대로 프리뷰 공연이었음에도 관계자들도 놀랄만큼의 성공을 가져왔다. 말랑말랑한 감성 대신 묵직한 반전과 스릴러가 있고, 뮤지컬과 콘서트 사이를 오가는 독특한 색깔이 관객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짧은 기간인 3주 동안의 프리뷰 공연은 매진 사태를 이뤘고, 공연 측에 따르면 5번 이상 관람한 관객들도 280여명이 될 정도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렇기에 내년 정규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SBS 드라마 '대풍수'에 출연한 뮤지컬 스타 최재웅과 신인 윤소호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볼 수 있다. 또 뮤지컬계의 흥행보증수표라 불리는 이율과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창용이 각각 본하와 우빈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뮤지컬, 연극,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달중이 연출을 맡았고, 장인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25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 내년 2월 정규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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