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손가락'이 영랑의 죽음, 그리고 눈물과 화해로 종영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25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 최종회는 온통 눈물바다였다. 지호(주지훈), 영랑(채시라), 인하(지창욱), 계화(차화연), 다미(진세연) 등 가족과 연인은 울고 또 울며 지난 날은 반성하고 용서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되찾았다. 영랑은 결국 죽음을 맞았다.
이날 방송은 인하(지창욱)가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는 상황으로부터 시작했다. 시력을 잃은 영랑(채시라 분)은 예전에 지호가 살던 제부도에 가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영랑은 인하가 본인을 찾아오자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지호가 내가 눈 안 보이는 거 불쌍하다고 용서해버리면 어떡해. 그 애가 나때문에 울 거 생각하면 여기(가슴)가 찢어져버릴것 같아"라며 오열했다. 인하에게 "지호한테 내가 있는 곳을 절대 알리지 마"라고 울면서 부탁하는 영랑의 모습은 절절했다. 이를 옆에서 보는 지호는 소리없이 폭풍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눈이 안 보이는 영량의 실수로 그의 집에 불이 났고, 위기의 순간 지호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불 속에 뛰어들었다. 모자(母子)의 화해였다.
영랑은 시어머니가 세상을 뜬 것을 알게 되자 또 한번 눈물을 쏟았다. 영랑은 시어머니가 생전 "우리 며느리만한 사람이 없다. 잘 대접받고 간다"라는 말을 한 것을 알게 됐고, 영랑은 "죄송해요, 어머니"라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이런 영랑을 본 엄마 계화도 뜨겁게 울었다. 계화는 영랑에게 같이 살자며 "아직도 내가 계모냐, 앞으로 니 옆에서 뒤치다꺼리하면서 늙어가면 안될까"라고 영랑을 향한 끈끈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욱(전노민) 역시 영랑이 손에 반지를 끼어주며 그녀와 함께 하길 원했다. 하지만 영랑은 "지호는 나 같은 엄마한테 태어났다는 게 치욕일거다. 난 지독하고 끔찍하고 이기적으로 살았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라며 또 한번 울먹였다.
곧이은 지호의 유학 선언. 인하는 "처음으로 형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형, 미안해"라며 지호를 말렸지만, 지호는 인하에게 "음악 자체에 집중하라"는 말을 남기고 유유히 떠났다. 인하의 눈에서 흐르는 물줄기.
다미(진세연) 역시 울었다. 지호가 유학을 간다는 얘기를 듣고 공항에 나간 다미는 그를 보고 돌아서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영랑은 자신을 찾아와 떠나겠다는 지호에게 겉으로는 무심하게 "잘 가라"고 말했지만, 막상 지호가 떠나자 신발도 벗겨진 채 미친 사람처럼 손을 뻗고 절벽으로 향했다. 영랑은 "엄마가 미안해. 너를 미워해서, 너를 괴롭혀서 너무 너무 미안해. 엄마가 기다릴게"라며 오열했고, 결국 자신이 절벽의 끝으로 향하는 것도 모른 채 가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영랑은 "아빠한테 용서빌러 간다"란 말을 남기고 마지막으로 지호의 목소리를 전화를 통해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 "고맙다 지호야, 엄마라고 불러줘서"란 내레이션과 함께 후회와 안도가 교차하는 표정으로 영랑은 숨을 거뒀다.
마지막회는 3년만에 지호와 인하가 합동 연주회를 준비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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