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되지 못할 것을 알았기에 최선을 다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LG 베테랑 내야수 최동수(41)가 2013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22일 진주 마무리 캠프에 방문, 2박3일 동안 후배들과 시간을 보낸 최동수는 지난 18년의 프로생활을 돌아보며 최종목표를 밝혔다.
1994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들어선 대기만성 타자 최동수는 올 시즌 94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2할7푼8리·득점권 타율 3할1푼7리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0시즌 중반 SK로 트레이드됐지만 김기태 감독의 요청에 의해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로 LG로 돌아왔다. 최동수는 주장 이병규(9번)과 함께 LG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최동수와 2013시즌 신인 선수들과 나이차는 23세, 프로 데뷔만 놓고 봐도 20년의 시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최동수는 신예 선수들과의 거리를 두지 않는다. 최동수는 “나이를 먹을수록 어린 선수들이랑 더 어울리려고 한다. 최신가요도 일부러 찾아 듣는다. 그래야 선수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며 최고참이자 선수단의 중심을 잡고 있는 만큼, 후배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
최동수는 2001시즌 94경기에 출장하며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1군 선수가 되기까지 7년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최동수는 7년이란 긴 시간이 오랫동안 프로생활을 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원래 야구를 못했다. 중학생 때도 3학년인데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성인 국가대표는 물론, 청소년 국가대표도 된 적이 없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마음은 컸는데 실력이 되지 않아 대표팀 유니폼을 사서 입고 다니기도 했다. 프로에 들어오고 나서 몇 년 동안은 야구가 너무 어려웠고 자격지심에 주위 사람들과의 연락도 끊었었다.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최고가 되지 못할 것을 일찍이 알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길을 택했다. 남들보다 더 많이 연습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야구할 줄은 몰랐는데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최동수는 이번 겨울 FA 자격을 얻고 팀에 합류한 정현욱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정현욱 역시 1996년 프로 데뷔 후 1군 선수가 되기까지 9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대기만성 투수. 정들었던 팀을 떠난 것도 최동수와 비슷하다.
“예전부터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선수였다. 근데 선동렬 감독님이 부른다고 해서 우리 팀에 오는 것은 힘들다고 봤었다. 2010년 LG에 17년 정도 있다가 SK로 트레이드 됐었는데 SK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호준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는데 내가 정현욱이 우리 팀에 적응하도록 돕겠다. 성적·나이만 보고 선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선수의 행동이나 평소 운동량 등을 참고해야 한다. 분명 정현욱은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최동수는 본격적인 2013시즌 준비를 앞두고 구체적인 목표를 전했다. 첫 번째 목표는 양준혁을 넘어 프로무대 최장수 타자가 되는 것. 두 번째 목표는 프로 통산 1000안타·100홈런을 달성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고령’이라는 단어보다는 ‘최장수’라는 수식어가 내게 붙었으면 좋겠다. 2013시즌이 끝나면 최장수 타자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물론 아무 활약도 못하고 내 이름을 맨 위에 올려놓고 싶은 마음은 없다. 통산 1000안타·100홈런을 달성하고 싶다. 남들에 비하면 초라한 기록일지 몰라도 내게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증표가 되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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