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주지훈, '다섯' 무리수 전개에도 빛난 名品연기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1.26 07: 17

채시라의 명품연기는 여전했다.
채시라는 지난 25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에서 아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비정한 모성을 보인 전직 톱피아니스트 채영랑 역을 맡아 마지막까지 열연을 펼쳤다.
영랑은 ‘다섯손가락’이 전개되는 내내 남편이 바깥에서 낳아온 지호(주지훈)와 사생결단의 대결을 벌이며 갈등구조의 핵심에 섰다. 이를 연기한 채시라는 섬뜩한 눈빛과 낮은 톤의 목소리에서 베어져 나오는 무게감으로 겉과 속이 다른 영랑의 분노를 세련되게 표현했다.

‘다섯손가락’은 남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영랑을 중심으로 살인과 방화 등 극단적인 전개가 펼쳐졌지만 그럼에도 극을 든든하게 떠받친 건 채시라의 이 같은 흔들림 없는 연기력이었다. 남편에게 학대당하지만 자식에 대한 희망으로 근근이 삶을 지탱하던 영랑이 이마저 빼앗기자 돌변하는 모습을 채시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표현하며 명불허전 연기력을 과시했다.
이는 극중 채시라와 대결구도를 펼친 주지훈 역시 마찬가지. 주지훈이 연기한 지호 캐릭터는 불륜의 씨앗으로 의붓어머니에게 미움을 받지만 모성에 대한 갈망에 괴로워하는 인물. 결국 의붓어머니 영랑이 친절한 겉모습과 달리 자신에 대한 깊은 증오심에 불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이에 맞대응하며 냉혈한으로 변해갔다.
이를 연기한 주지훈은 어머니라고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한 슬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성을 갈구하는 애절함 등 복잡한 지호 캐릭터를 호연으로 표현했다. 어머니의 속내를 알고 극도의 분노에 끌어오르다가도 가늠함할 수 없는 슬픔에 폭풍 같은 눈물을 쏟는 모습은 어디에도 의존할 데 없는 인물의 상처 받은 내면을 드러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 같은 모습에 극중 채시라와 주지훈의 에너지가 부딪치는 장면은 ‘다섯손가락’ 속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고, 막장전개라는 비난에도 이 드라마가 마지막까지 시청자의 눈을 잡아끄는 데 주효한 요인이 됐다.
sunha@osen.co.kr
SBS 홈페이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