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현(30, 수원)이 돌아왔다. 지난 10월 초 경찰청에서 제대해 2년 만에 수원으로 복귀한 김두현이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2010년 10월 부산전 이후 근 2년 만에 맛본 골맛이었다.
윤성효 감독의 말처럼 아직은 100% 몸상태가 아니었지만,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이자 특급 미드필더로 분류됐던 김두현의 감각은 여전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전에 선발 출전한 김두현은 전반 29분 정확한 코너킥으로 상대 수비수 박용호의 자책골을 유도한데 이어 전반 34분에는 직접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2골 모두에 관여하며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사실상 1골1도움에 가까운 원맨쇼였다.

특히 결승골이 된 두 번째 골은 클래스가 다름을 증명한 멋진 골이었다.
상대 수비수를 등진 김두현은 서정진의 크로스를 왼발로 정확히 컨트롤한 뒤 반대로 돌아 오른발로 부산의 골망을 갈랐다. 환상적인 턴 동작으로 마크를 벗겨낸 김두현의 기술과 침착함이 빛난 장면이었고, 부산 전상욱 골키퍼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었던 멋진 턴 동작이었다.
경찰청에서 꾸준하게 실전을 소화하긴 했다. 하지만 2년이라는 긴 공백 끝에 수원으로 복귀한 뒤 5경기(선발 3회, 교체투입 2회)를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절한 김두현에게도 이번 골은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수원이나 윤성효 감독으로서도 김두현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이제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김두현이 직접 골맛을 보고 승리를 지휘하는 등 에이스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그냥 시즌을 마치는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서정진이나 조동건, 에벨톤C 등 측면 공격자원에 비해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전방으로 킬패스를 넣어주고 직접 해결까지 할 수 있는 자원에 목마름을 가지고 있던 수원이다. 김두현의 복귀와 부활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로 2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윤성효 감독도 내년 시즌 김두현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감독은 “100% 몸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늘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며 “앞으로 몸상태를 더 끌어올리면 분명 내년 시즌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 돌아온 에이스의 활약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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