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47) 전주 KCC 감독과 연세대 허웅(19)이 부자사이간에 입담을 과시했다.
허재 감독과 허웅은 26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 열린 2012 KB 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회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허재 감독은 KCC의 사령탑을 대표했고, 허웅은 연세대를 대표해 자리를 함께 빛냈다.
어느 종목이건 부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런 만큼 감독과 선수로서 같은 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더욱 드문 일이다. 비록 대회 대진 추첨에서 KCC와 연세대가 서로 정반대에 위치해 결승전이 아니면 만날 일은 없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에는 충분했다.

허재 감독은 "정규리그와 같이 변함없는 KCC 스타일로 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우리 스타일은 열심히 하는 농구다"고 전했다. 하지만 KCC는 정규리그서 3승 15패로 KBL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전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뜻이다.
허재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허웅과 결승전 대결 예상에 대해 허 감독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연세대는 결승에 올라갈 수도 있는데 우리는 불가능하다"며 주위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이어 "결승전서 웅이를 본다면 수비로 점수를 줄이겠다. 너무 쉽게 점수를 주면 실력이 향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허웅도 입에 발린 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허웅은 "우리는 몰라도 아버지는 결승전에 올라가기가 좀 힘들 것 같다"고 해 아버지 허재 감독과 마찬가지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갔다. 또한 "결승전에 올라가서 맞붙는다면 (아버지와 붙더라도) 이겨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재 감독은 아들 허웅에 대해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못한다고 할 수 있나 모르겠다. 웅이는 경험이 7년 차로 경기가 뛴 횟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경험에 비해 많이 좋아졌고 향후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평했다. 하지만 "내가 그 때까지 감독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유발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