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없는 ‘1박2일’, 그래도 시청자 마음 훔쳤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2.11.27 08: 30

[OSEN=박정선 인턴기자] 더딘 걸음을 걷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이 날개를 달았다. 우려 섞인 기대 속에 불안한 출발을 했고 길을 잃고 헤매던 중간 과정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1박2일’은 ‘선수 없는 예능’도 충분히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박2일’은 방송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6주간의 KBS 파업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고난을 겪었다. 그들의 부재는 너무나 길었고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시점이었다. 결국 6주 만에 돌아온 ’1박2일‘은 시청률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아픔을 맛 봐야 했다.
예능에 능한 ‘선수’가 없다는 약점도 방송 초기 시청률 저조의 요인이 됐다. 예능 출연 경험이 거의 없는 대부분의 멤버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필수 요소인 뚜렷한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랬던 ‘1박2일’이 어느새 ‘런닝맨’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결국 지난 25일 ‘1박2일’ 뿐 아니라 ‘해피선데이’ 전체 시청률의 1위 탈환을 이루어내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1위 탈환까지 지옥과 천당을 오간 ‘1박2일’, 이들은 어떻게 시청자의 떠나간 마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었을까.
먼저 ‘1박2일’은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훈훈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러한 예가 잘 드러난 것이 지난 11일 방송된 엄태웅의 깜짝 결혼 발표다. 멤버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방송 전까지 이 소식을 철저히 함구한 사실은 이들이 ‘1박2일’에 가진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잘 보여준다. MBC '무한도전‘의 팬들이 그들만의 ’패밀리십‘을 가지듯 시청자는 가족 같은 ‘1박2일’의 모습에서 소속감을 느끼게 됐고 이는 곧 고정 시청자 확보로 이어졌다.
또한 어설프던 예능 초보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보하며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있다. 김승우는 여기저기 나서기를 좋아해 ‘김나댐’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고학력의 브레인’이었던 성시경은 그의 이름과 ‘멍충이’를 합한 ‘성충이’로 매 회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최재형 PD도 조류를 닮은 얼굴로 인해 얻은 ‘새 PD'라는 별명과 함께 의외의 소심함과 허당기를 드러내며 ’1박2일‘에 ’깨알재미‘를 선사한다.
지금의 ‘1박2일’은 평균 40%의 믿을 수 없는 시청률을 자랑하던 과거의 명성을 따라잡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그러나 ‘1박2일’이 이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멤버들의 활약과 두터워진 고정 시청자의 힘으로 국민 예능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mewolong@osen.co.kr
K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