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자 간판인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가 비로소 체면을 세웠다. 약 7개월간의 침체기를 뒤로한 채 만만치 않은 경쟁 프로그램 사이에서 시청률 1위의 왕좌를 재탈환함과 동시에 시즌 2의 화려한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이라는 두 프로그램은 '해피선데이'라는 브랜드 안에서 함께 해왔고, 보통 시청률 자체가 '해피선데이'로 집계되고 회자되기 때문에 뗄 레야 뗄 수 없는 형제 프로그램. 재밌는 점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두 프로그램 모두 각각 연출자와 멤버 교체를 겪으며 사실상 시즌 2 시대를 맞이하는 등 닮은꼴 운명에 처했었고, 결국 함께 동반성장을 통해 시청률 1위를 탈환했다는 것이다.
전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인기리에 방송됐던 '1박2일'은 방송인 강호동의 하차로 새롭게 멤버를 구축하며 사실상 시즌 2의 형식으로 지난 3월 론칭됐다. 이와 함께 시즌 1을 맡아왔던 나영석 PD의 하차와 함께 최재형 PD로 연출자가 교체 됐고, 이후 시청률 하락과 함께 시즌 1과 비교되며 '곤혹'을 치르곤 했다.

하지만 이후 '1박2일'은 한층 순수하고 훈훈해진 야생적응기를 그리며 착한 예능으로 탈바꿈했고 김승우, 엄태웅, 이수근, 차태현, 김종민, 성시경, 주원 등 일곱 멤버들의 형제애를 느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할 일만 해 나가는 모습으로 진득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해피선데이' 시청률 고공행진의 선봉장의 역할을 단단히 해줬다. 특히 제작진은 험난했던 여정을 즐기면서 '자연탐사 프로젝트-돌고래 특집', '독도 특집' 등의 비장의 무기를 꺼내놓는 등 '신의 한 수'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남자의 자격' 역시 지난 7월 연출을 맡았던 조성숙 PD의 하차와 함께 정희섭 PD가 연출을 맡게 됐고, '1박2일'과는 달리 한층 고되고 독한 예능으로 탈바꿈하며 색깔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특히 '남자의 자격' 정희섭 PD는 새 멤버 투입 등으로 상황이 어수선해 지자, 첫 방송부터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용감한 녀석들'의 신보라, 박성광, 정태호 등을 불러 마음에 있었던 응어리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져 호평을 받았고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김준호, 이윤석, 주상욱, 윤형빈 등 새롭게 꾸린 멤버들에게 철인 3종 경기를 필두로 정적인 예능을 피 끓는 남자들의 세계를 느끼게 해 주는 예능으로 탈바꿈 시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패밀리 합창단'으로 다소 정적인 느낌으로 변모한 '남자의 자격'이지만 호스피스를 방문하고 케냐의 지라니 합창단과 우정을 나누며 무한 감동을 선사해 다소 낮았던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처럼 두 형제 프로그램이 시즌 2의 문이 활짝 열림과 동시에 동반성장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경쟁 프로그램인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런닝맨)를 제압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특히 두 프로그램 모두 멤버들이 제대로 안착했고, PD들의 연출력 또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등 안정기에 돌입해 프로그램 간에 조금씩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 써내려갈 기록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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