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당부, "세계화 시대, 망신 당하지 말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7 06: 41

"세계화 시대인데 망신 당하면 안 된다". 
한화 김응룡(71) 감독이 마무리훈련을 먼저 정리하고 서산을 빠져나왔다. 지난 26일 새벽 일찍 서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김응룡 감독은 28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할 예정이다. 마무리훈련 종료는 29일이지만 김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을 위해 한 걸음 빨리 움직이기로 마음 먹었다.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있지 않지만,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도미니카공화국 등지를 둘러볼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12월은 비활동기간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지인을 만나고, 여행을 하는 차원에서 떠나는 것으로 안다. 외국인선수를 물색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일본행을 단순한 휴식 차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김 감독은 마무리훈련 중 "직접 외국으로 나가 외국인선수를 보러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통 외국인선수는 구단에서 움직이는 게 관례다. 현장의 감독이 어떤 스타일의 선수는 요구할 수 있어도 해외까지 직접 나서서 찾는 건 보기 드물다. 김 감독은 구단 관계자를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일본에 떠난다.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도 다녀올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인선수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데니 바티스타와 재계약을 맺은 한화는 남은 한자리도 외국인 투수로 채울 계획이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는 한화로서는 거물급 외국인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김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실정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최소 10승에서 13승 정도 할 수 있는 선발투수를 찾아야 한다. 류현진 역할을 대신할 선수를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산을 나오기 전에도 김 감독은 새롭게 자리를 옮긴 정영기 팀장을 비롯해 구단 스카우트팀을 모아 "세계화 시대에 망신 당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지난 몇 년간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 실패한 아픔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부터 전면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화는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시즌 말미 정민철 코치가 미국을 다녀왔고, 최근에는 한용덕 코치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외국인선수들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스카우트팀에서 후보를 리스트업하고 있다. 몇몇 괜찮은 선수들이 보이기 때문에 빨리 결정될 수도 있다"며 "감독님과도 꾸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해외에 나간 동안에도 계속 연락하게 될 것이다. 감독님이 요청하시는 부분은 언제든지 지원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감독은 삼성 시절 딱 한 번 직접 외국인선수를 영입한 바 있다. 2002년 LA 다저스 출신의 외야수 매트 루크가 그 주인공. 스프링캠프에서 4번타자감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더니 시범경기에서 수비훈련 중 펜스에 부딪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5월초에 퇴출돼 삼성 역사상 유일하게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떠난 외국인 선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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