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에는 센터라인 구축에 성공할 것인가.
허약한 수비, 결정력 부재, 응집력 저하. 이는 하위권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최근 몇 년 동안의 LG 야구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2012시즌에도 LG는 실책 부문 1위(96개), 팀 득점권타율 8위(2할5푼2리), 희생번트 8위(80개)로 고전, 공수에서 팀이 하나가 되지 못했다.
시즌 전부터 지적받은 센터라인이 우려했던 대로 흔들린 결과였다. 코너 내외야에 자리한 붙박이 베테랑 선수들은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센터라인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유격수 자리를 제외하면 확실한 주전이 없을 정도로 시즌 내내 변화가 잦았고 그만큼 공수에서 팀 전체가 불안했다.

포수 중 선발로 50경기 이상 출장한 이가 전무하며 중견수 자리 역시 60경기 이상 선발로 출장한 선수가 없다. 2루수 쪽은 서동욱이 74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올 시즌 타석에서 유독 부진했기 때문에 주전자리를 확보했다고 보기 힘들다. 유격수 또한 오지환이 127경기 선발로 나왔으나 실책 25개로 불명예스러운 리그 1위에 올랐다.
결국 2013시즌 LG의 최대과제 역시 센터라인 확립이다. 현재 LG는 신예선수부터 다음 시즌 비상을 꿈꾸는 베테랑까지 진주 마무리캠프에 임하고 있다. 특히 주전급 선수인 윤요섭·오지환·이대형은 내년 LG 센터라인의 주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 코치진의 특별 과외를 받는 중이다.
올 시즌 실질적으로는 처음 1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윤요섭은 불안한 수비를 향상시켜야 한다. 도루저지율은 2할9푼7리로 준수하지만 기본적인 미트질, 투수리드, 블로킹에서 보완이 시급하다. 그동안 제대로 된 1군 경험이 없었다는 게 희망이자 불안요소.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처음에는 투박했지만 갈수록 좋아졌다. 경기운영 역시 예상보다 괜찮았다”며 “30살이지만 포수로서 1군 경험은 전무 했었다. 신인이나 다름없다고 보면 빠른 성장세였다”고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일단 윤요섭의 타격 능력은 리그 전체 포수를 놓고 봐도 상위권이다. 올 시즌 타율 2할9푼8리를 올린만큼 수비가 받쳐줄 경우 LG 팀 전체에 오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1군 포수가 되기 위해선 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2013시즌에도 윤요섭은 시행착오를 겪을 확률이 높다. 꾸준히 베테랑 포수 영입에 대한 트레이드설이 돌고 있지만 주전급 포수를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지금으로선 윤요섭이 시행착오 기간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2013시즌 LG 포수진의 성패가 달려 있다.
확실한 주인이 없는 2루수 자리는 서동욱과 김태완의 경쟁이 2년 연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수비는 준수했지만 둘 다 타석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스위치타자 서동욱은 시즌 중 좌타 전향까지 했지만 최종 타율 2할1푼6리에 그쳤다. 김태완도 잦은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며 2할2푼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둘의 타격 부진이 계속될 경우, 2루수 출장은 2번 밖에 없지만 타율 2할7푼8리로 잠재력을 뽐낸 김용의가 2루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고양 출신의 내야수 김영관과 상무 전역자 문선재도 다크호스다.
유격수 오지환은 LG 센터라인 포지션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굳혔다. 타율은 2할4푼9리에 불과하지만 홈런 12개 도루 23개 66득점 53타점으로 공격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 후반처럼 다음 시즌에도 리드오프로 나서게 될지는 미지수. 만일 하위타선에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역시 2010시즌에 이어 2년 만에 2012시즌 리그 최다 실책을 기록한 수비다. 오지환 역시 이를 알고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이어 가혹한 수비훈련에 임하고 있다. 유지현 수비 코치는 “실책을 많이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큰 성장을 했다. 작년 마무리 캠프 때는 나쁜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더 정교하게 다듬는 훈련을 하고 있다”며 “올 시즌엔 타구 처리가 좋아지면서 동료 간의 신뢰가 더 쌓였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견수 쪽은 반대양상이다. 리그 정상급 수비 범위를 자랑하지만 1할대 타율로 고개 숙인 이대형은 2년째 김무관 타격 코치의 집중조련을 받는 중이다. 김 코치는 “타격은 습관대로 치게 되어 있다. 나쁜 습관이 있다면 배 이상을 연습해야 한다”며 “3할은 좋은 습관이 배어 있어야 나온다. 대형이가 작년에도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시즌 끝나고 (잘못된 점을)느낀다고 하더라. 지금은 방망이를 짧게 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마무리캠프서 이대형은 짧게 배트를 쥔 것과 동시에 스윙 후에도 시선을 홈플레이드로 고정시키며 타격시 중심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대형의 유무에 따라 LG 외야진의 수비력은 천차만별이다. 올 시즌 박용택이 이대형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중견수보다는 좌익수가 어울린다. 더불어 현역 최다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이대형이 1번 타자로 자리 잡기만 한다면 팀 공격에 미칠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김 코치 역시 “대형이가 잘 해줘야 1점을 만드는 야구를 쉽게 할 수 있다”며 2013시즌 LG 공격력의 키는 이대형이 쥐고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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