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직접 키운 제자를 떠나보냈다.
'스나이퍼' 한화.장성호(35)가 롯데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한화는 27일 롯데 2013년 신인투수 송창현과 장성호의 1대1 맞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트레이드는 김응룡 감독이 한화 부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것으로 김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과 장성호는 해태 시절부터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 지난 1996년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장성호에게 데뷔 첫 해부터 기회를 주고 밀어준 이가 김 감독이었다. 장성호는 김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1997년부터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매김, 타이거즈의 대표스타로 군림했다.

장성호도 가장 고마운 스승으로 김 감독을 첫 손가락 꼽을 정도로 존경심을 나타냈다. 지난달 한화 새 사령탑으로 김 감독이 선임됐을 때, 그 누구보다 반가워한 이가 장성호였다. 하지만 장성호는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되기도 한다"며 김 감독의 실력우선주의에 바짝 긴장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성호의 걱정은 틀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부임.후 첫 트레이드로 과감하게 장성호 카드를 썼다. 김태완의 군제대로 기존의 김태균·장성호와 함께 1루 및 지명타자 포지션이 중북되었다. 김태완의 외야 전향설을 거론했지만, 김 감독은 과감한 트레이드를 통해 포지션 중복 해소와 세대교체를 동시추진했다.
자신이 직접 키운 제자였지만 이제는 30대 중반이 넘은 베테랑이 됐다. 냉정하게 봤을 때 전성기가 지났고, 포지션이 중복되는 선수 중에서 가장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과거 해태-삼성 시절에도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들을 미련없이 포기했는데 한화에서도 장성호 포기로 이를 증명했다.
한편 김응룡 감독은 이날 트레이드 발표 후 전화통화에서 "서로 필요해서 한 것이다. 우리팀에는 지명대타감이 많다. 장성호는 수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김태완도 있고, 최진행도 있기 때문에 장성호를 트레이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깜짝 영입하게 된 왼손 투수 송창현도 김 감독이 오래 전부터 주목해온 유망주였다. 지난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지명된 제주 국제대 출신의 송창현은 김 감독이 3년 전부터 계속 지켜봐온 선수였다.
김 감독은 "가능성도 가능성이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투수다. 볼도 빠르고 힘있고 묵직하다. 지금 한화 선수들보다 낫다"며 유망주가 아닌 당장의 전력으로 쓸 계획을 드러냈다. 송창현은 184cm 95kg 건장한 체구에 140km대중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
아울러 김 감독은 향후 트레이드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트레이드 가능성은 많이 있다. 아픈 사람들과는 야구하고 싶지 않다"고 선수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했다. 장성호도 최근 잔부상으로 서산 마무리훈련 명단에 빠져있었다. 김 감독이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일종의 경고이자 엄포를 놓은 것이다.
해태 시절 직접 키워낸 제자 장성호였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김 감독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먼저"라고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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