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이요? 받으면 좋죠. 하하하.”
MBC 월화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신인배우 서이안(21·서지혜)은 한마디로 당찼다. 생애 첫 인터뷰나 다름없는데도 기죽지 않고 또박또박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놨다. 보통 신인배우 인터뷰는 긴장한 나머지 단답형으로 끝나 답답할 때가 많은데 서이안은 달랐다. 한 가지 질문을 던지면 파생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그만큼 준비된 신인이었다.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신인이 지상파 방송사 시트콤에서 큰 배역을 맡았을 정도니 배짱 하나는 두둑했다. 물론 긴장하면 위경련이 올 정도이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은 해내고 마는 성격이다.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기자의 진심 섞인 응원에 한껏 들떠 받고 싶다고 웃는 것도, 자신을 알아본 팬이 고마워서 여러 번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줬다는 순수한 모습도 어디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서이안은 극중에서 나문희의 막내딸이자 천성이 밝고 긍정적이며, 유연석을 짝사랑하는 박지혜를 연기하고 있다. 일주일 중 적어도 다섯 번은 시트콤 촬영 중이지만 촬영 자체가 즐겁단다. 게다가 요즘에는 영화 ‘자칼이 온다’ 무대 인사까지 돌고 있지만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하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거든요. 선배들도 이렇게 분위기 좋은 촬영장은 드물다고 할 정도예요. 특히 나문희 선생님이 저 같이 어린 배우들에게 자상하게 연기 조언도 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엄마가 뭐길래’는 재밌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직 낮은 시청률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초반 프로야구 중계로 인해 결방이 잦았고 ‘뉴스데스크’ 방송시간대 변경으로 일일시트콤에서 월화시트콤으로 변화된 것도 저조한 시청률의 요인이 됐다.
“제작진도 그렇고 선배들도 그렇고 시청률이 낮다고 걱정은 안하세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입소문이 퍼지면 높아질 것이라고 하시죠. 나문희 선생님은 저와 (신)소율 언니, (유)연석 오빠의 러브라인이 재밌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장관리하는 남자 피곤하다”
현재 서이안은 극중에서 신소율과 함께 유연석을 짝사랑하고 있다. 유연석은 두 여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아직까지는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극중 유연석이 어장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에 서이안은 “맞다”고 웃은 후 “소율 언니와 왜 연석 오빠가 지혜와 함께 있을 때 멋있게 입고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그는 “어장관리를 하는 남자는 피곤하다”면서 “그런 남자를 어느 여자가 좋아하겠느냐. 지혜도 연석 오빠가 어장관리를 하는 것을 빨리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이안은 올해 영화 ‘자칼이 온다’와 KBS 2TV 드라마스페셜 ‘유리감옥’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그리고 ‘엄마가 뭐길래’를 통해 시트콤까지 도전하며 올해에만 벌써 세 작품 째 임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시트콤 속 비중은 삼각관계의 중심에 있어 상당히 크다고.
“오디션을 보는데 정말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시트콤이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을 세 번 봤는데 그때마다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든 연기를 다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 같은 신인을 기용하시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거예요.”

서이안은 이번 작품이 정말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오디션 합격 여부를 끊임없이 물을 정도였다. 평소 당찬 그였지만 간절한 마음에 떨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그리고 그는 제작진으로부터 함께 일을 하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 같은 신인을 기용한 것이 모험이었을 것”이라는 서이안. 자신을 좋게 평가한 제작진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나중에 꼭 보답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서이안은 ‘자칼이 온다’에서는 JYJ 김재중과 이번 시트콤에서는 인피니트 엘과 함께 출연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돌그룹 팬들의 스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무대인사를 돌면서 재중 오빠 팬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어요. 팬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죠. 오빠 팬들이 저도 챙겨주시니까 감사하죠. 시트콤에서도 엘 팬들이 덩달아 저도 응원해주시니까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이안은 선배 신세경을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세경 역시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에 시트콤에 출연 중인 서이안과 더욱 연결고리가 느껴졌다. 덕분에 그는 현재 제 2의 신세경이라고 불리고 있다.
“신세경 선배도 시트콤으로 주목을 받으시기도 했고 이미지도 닮은 부분이 있어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선배가 워낙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렇게 불린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아직까지 제 2의 신세경이라고 불리는 게 그만큼 예쁘게 봐주신다는 것이니까 좋아요. 시간이 지나면 제 2의 신세경이 아닌 제 이름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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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