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1억 관객을 달성한 올해는 신인감독들의 약진도 두드러진 해다. 특히 30대 초반의 젊은 감독들이 자신들만의 개성과 감각으로 무장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데도 성공했다. 이른바 충무로 차세대 감독들이라 불리는 세 명의 활약이 짚어봤다.
중앙대학교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칸 국제영화제 초청되며 두각을 보인 후 '비스티 보이즈'로 주목할 만한 감독으로 떠오른 79년생 윤종빈은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명실상부 믿고 볼 만한 감독이 됐다.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자주 다루는 그의 차기작 역시 남자배우들이 대거 도적떼로 등장하는 '군도'다. 검증받은 흥행력에 이어 충무로 단짝인 배우 하정우와의 시너지 효과로 '핫'한 감독이 됐다.

영화 '늑대소년'으로 멜로 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79년생 조성희 감독은 영화팬들에게 '역시!'란 반응을 얻고 있다.
단편 '남매의 집'으로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으로 선보인 박해일 주연 '짐승의 끝'으로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부문,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진출하며 독특한 개성과 안정적인 연출력을 검증 받았다. 독특하고 감각적인 영상 으로 호평받는 그다.
그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늑대소년'은 조성희 감독의 영화로서는 의외란 반응도 있었다. 전작들에서 좀 더 우울하고 어두운 정서를 기억하던 영화팬들은 동화감성으로 가득찬 그의 첫 상업영화에 놀라움을 나타낸 것. 하지만 영상에 대한 집중도가 있는 그의 감각이 어떻게 앞으로 어떻게 상업영화에서 발현될 지 지켜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80년생 정병길 감독은 재기넘친다. 그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내가 살인범이다'는 200만 관객(27일 영진위)을 넘게 동원했다.
스턴트맨의 일상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박진감 넘치게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를 통해 주목을 받는 정병길 감독 역시 '내가 살인범이다'를 상업영화 데뷔를 치뤘다. 하지만 데뷔작이란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장기인 액션 감각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한국영화의 액션 수준이 높아졌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화려한 추격신이 가장 인상깊다' 등 액션신에 대한 평을 남기는 관객들이 많다. 유머와 액션에 장점을 지닌 정병길 감독에게는 좀 더 시원하고 재미있고 위트있는 작품을 기대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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