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틈새전략, ‘우리는 전쟁 대신 휴대폰을 만든다’
OSEN 정자랑 기자
발행 2012.11.27 10: 25

[OSEN=정자랑 인턴기자] 삼성과 애플의 양보없는 특허전쟁 틈에서 ‘LG전자’가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에서 동시에 덕을 보고 있다. 먼저 애플이 삼성전자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G의 부품 주문량을 크게 늘렸다. 26일 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에서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패드 시리즈의 LCD 패널 중 73.4%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에 사용되는 9.7인치 ‘LCD 패널’은 10월 전 세계로 591만 6000대가 출하됐는데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424만 8000대로 71.8%를 차지했다.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에는 10월 한 달 동안 LG의 7.9인치 'LCD패널'이 174만개(77.7%)가 사용됐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대한 LCD 패널 공급 증가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3월 23%에 불과했던 LG 점유율이 10월 40%로 훌쩍 뛰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동안 점유율이 41.2%(311만6천대)에서 21.9%(410만5천대)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어 최근에 삼성SDI가 애플 배터리 공급업체에서도 탈퇴하면서 대신 LG화학이 아이패드와 맥북 시리즈에 탑재하는 배터리 공급량을 늘렸다.   
LG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삼성-애플간 특허소송’을 기회로 만들고 있다. LG의 브랜드를 세계에 부각시키는 데도 적극 이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5일부터 ‘우리는 전쟁을 하는 대신 휴대폰을 만든다(WE MAKE PHONES NOT WAR)’라는 전면광고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타임즈에 실고 있다. 2년 넘게 진행되는 삼성과 애플간의 소송을 간접적으로 비꼬면서 LG전자의 기술을 강조한 광고다.
이에 대해 휴대폰 전문매체 인투모바일은 “이 광고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확실히 끌었으면 물론 LG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며 “2013년에도 LG가 어떤 스마트폰을 내놓을 지, 옵티머스G와 넥서스4 처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의 IT 계열사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도 각자의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3분기 호조세를 4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고,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공급 확대로 2013년에 창사 이래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삼성-애플 간 소송을 기회로 삼아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이 소송이 LG에 얼마나 호재로 작용할 지 혹은 LG가 이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릴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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