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송창현 트레이드, 밸런스 붕괴인가 윈윈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7 11: 35

과연 윈윈 트레이드가 될 수 있을까. 
프로야구에 깜짝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한화가 중심타자 장성호(35)를 롯데에 보내는 조건으로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2013년 신인 투수 송창현(23)을 데려오는 1대1 맞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것이다. 언뜻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장성호는 2000안타-1000타점-1000루타를 기록한 대타자이고, 송창현은 아무 것도 검증된 게 없는 미지의 신인이다. 하지만 두 팀 모두 트레이드에 만족하고 있다. 윈윈 트레이드 가능성이 보인다. 
▲ 롯데, 약화된 공격력 강화

롯데는 지난해를 끝으로 4번타자 이대호가 일본으로 진출한후 공격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특히 이대호를 대체한 1루수 박종윤은 수비가 뛰어났지만 공격 생산력에서 이대호에 비할바가 되지 못했다. 올해 121경기 타율 2할5푼7리 9홈런 47타점을 기록했지만 1루수로는 확실히 아쉬운 성적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박종윤의 타격 부진은 롯데의 발목을 잡은 요소였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FA 김주찬과 홍성흔을 모두 놓치며 공격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각각 KIA와 두산에서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지만 대체로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풍부한 경험과 실적이 있는 장성호 영입이 롯데에는 가장 안전한 전력 보강법이다. 
장성호는 올해 130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9홈런 52타점을 기록, 성적 면에서는 박종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결정력을 터뜨릴 수 있는 클래스있는 타자다. 홍성흔이 나간 지명타자 자리도 비어있기 때문에 장성호는 1루수 및 지명타자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롯데가 가장 필요로 하는 선수가 바로 장성호인 것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경험 많은 타자가 필요했다"며 장성호의 영입을 반겼다. 
▲ 한화, 포지션 중복 해소
한화는 검증된 타자 장성호를 미련 없이 포기했다. 하지만, 대안이 충분하다. 김응룡 감독은 "장성호가 나갔지만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김태완도 있고, 최진행도 있다. 지명타자감이 많기 때문에 수비가 되지 않는 장성호를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태완의 군제대로 기존의 김태균·장성호와 1루수 및 지명타자 자리가 중복되는데 이를 트레이드를 통해 해소한 것이다.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클린업 트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1루와 지명타자는 김태균-김태완이 번갈아가며 볼 수 있다. 
당초 김태완을 외야로 보내 김태균-최진행-장성호와 함께 동시 기용법을 고려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전구장은 펜스를 뒤로 밀며 외야가 더 넓어졌고, 좌익수 최진행과 우익수 김태완을 동시 기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결국 조금이라도 더 젊고 가능성 있는 김태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성호를 포기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게 김응룡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 감독도 "김태완이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를 포기한 대가로 영입한 왼손 투수 송창현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미완의 대기다. 하지만 김 감독은 3년 전부터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야인 시절부터 몇몇 팀에 그의 지명을 추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리팀에 필요한 선수라서 데려온 것이다. 볼이 빠르고 힘있고 묵직하다. 지금 있는 한화 투수들보다 낫다"며 자신했다. 비록 장성호 보냈지만 대체 자원이 풍부하고, 가능성있는 왼손 유망주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미래가치가 더 높다. 
▲ 과연 밸런스 붕괴인가
지명도와 실적만 놓고 보면 이번 트레이드는 장성호에게로 급격히 기운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프로는 과거보다 지금이 중요하다. 앞으로 두고 보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냉정하게 볼 때 장성호는 이미 전성기를 지난 선수다. 2008년 이후로 4년 연속 3할 타율을 치지 못했고, 홈런도 두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차고 넘치는 한화에서는 상대적으로 활용가치가 떨어졌기에 과감하게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화가 롯데에서 데려온 송창현도 아직 검증된 게 전혀 없는 미지의 선수이기는 마찬가지다. 2013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에 지명됐지만 아직 프로에서 보여준 게 없고, 대학 시절 성적도 31경기 5승13패 평균자책점 3.34로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한화가 믿을 건 김응룡 감독의 선수보는 안목 뿐이다. 밸런스 붕괴의 트레이드가 될지 아니면 윈윈 트레이드가 될지는 결국 송창현의 성장폭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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