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갑작스럽게 된 일이라 얼떨떨하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투수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한화 장성호와 1대1 맞트레이드된 2013 롯데 신인 투수 송창현(23)이 주인공이다. 한화는 김응룡 감독의 요청으로 장성호와 송창현의 1대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름값이나 경력에서 장성호에게 급격히 기우는 트레이드이지만 김응룡 감독이 송창현의 가능성을 직접 지켜보고 택했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 26일밤 구단을 통해 트레이드 언질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한 송창현이지만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에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큰 선수와 1대1로 트레이드 돼 나도 놀랐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얼떨떨하기도 하다"며 "하지만 특별한 건 없다. 어차피 똑같이 야구하면 된다. 부담감은 없고 ,오히려 기대가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야탑고 출신의 송창현은 제주 국제대 2학년 때부터 김응룡 감독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김 감독은 184cm 95kg 건장한 체구의 왼손 투수로 140km대 초중반의 묵직한 공을 구사하는 송창현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지난해 삼성 사장에서 물러난 뒤 제주도에서 야인 생활을 할 때에도 수시로 국제대 훈련장을 찾아 송창현에게 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송창현은 "3년 전부터 대학 동계훈련 때마다 김응룡 감독님이 찾아오셔서 함께 운동을 하곤 했었다. 감독님이 조금씩 어드바이스를 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며 "최근에는 지난 8월 신인 드래프트 전에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감독님이 '그렇게 던져서 어디 지명을 받겠나'고 걱정하셨다. 이렇게 같은 팀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김 감독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당시 김 감독은 몇몇 팀에 송창현 지명을 추천할 정도로 그의 가능성을 아주 높이 샀다. 송창현은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상위 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됐다. 흐뭇하게 바라본 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 부임과 함께 첫 트레이드로 장성호 카드를 송창현 영입에 썼다. 모두가 깜짝 또는 모험이라고 말하지만 김 감독 만큼은 "당장 가능성을 보고 데려온 것이다. 지금 있는 한화 투수들보다 낫다. 어디 두고보라"고 자신하며 송창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송창현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잘 던진다기보다는 씩씩하게 던지는 걸 좋게 봐주신 듯하다"며 "어떤 상황이 와도 주눅들지 않고 덤덤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볼은 빠르지 않지만 묵직하다고 생각한다. 주무기로는 체인지업을 던진다. 어떤 자리도 상관 없이 감독님이 시켜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그를 모르는 팬들이 많지만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확실히 이름도 알렸다. 송창현은 "아직은 이름없는 선수이지만 열심히 해서 감독님과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롤 모델은 같은 왼손 투수인 류현진 선배"라고 힘줘 말했다. 김응룡 감독의 선택을 받은 송창현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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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