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질 알잖아. 트레이드 가능성은 많이 남아있지".
한화 장성호가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됐다. 그것도 2013년 데뷔할 무명의 롯데 신인 투수 송창현과 1대1로 맞교환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트레이드는 한화 김응룡(71) 감독의 작품이었다. 한화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트레이드인데 이름값과 실적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교환으로 화제를 낳고 있다.
김응룡 감독의 장성호 트레이드는 포지션 중복을 해소하고 약화된 투수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다. 김태완의 복귀로 1루수-지명타자 포지션이 차고 넘쳤다. 김태균·김태완에 비해 장성호는 나이가 많고, 전성기가 지난 상태다. 반면 류현진·양훈·송신영이 떠났고, 박찬호마저 은퇴할지 모르는 마운드는 전혀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송창현이 필요했다"고 트레이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트레이드를 김응룡 감독 특유의 선수단 휘어잡기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 감독은 지난달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한 달 반 동안 선수들을 지켜보며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떻게 하는지 한 번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참고 있는 중"이라며 한 발짝 떨어져 선수들의 동태를 살폈다. 주목 대상은 고참들이었다.
서산 마무리훈련에서 김 감독의 심기가 조금 불편해졌다. 김 감독은 훈련을 혹독하게 많이 시키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난 4년간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에서는 달랐다. 김 감독은 "원래 훈련은 성적을 내지 못한 팀들이 많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 주력 선수들이 부상과 재활을 이유로 마무리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그것이 내심 못마땅한 듯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훈련에 오지 않은 선수들이 있는데 캠프에 데려갈지 말지 한 번 보라"며 에둘러 경고했다. 가장 먼저 비중격 교정술을 받는 바람에 마무리훈련에 빠진 송신영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NC의 특별지명을 받고 떠났다. 어깨 재활로 대전에 남아있던 장성호도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됐다. 선수단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김 감독의 엄포가 단순히 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호의 경우 그래도 김감독이 "알아서 잘 할 선수"라며 신뢰한 선수였다. 순수하게 전력 보강의 의미가 크지만 향후 트레이드의 가능성은 또 다르다. 김감독은 "자꾸 아프고 의지없는 선수들과는 하고 싶지 않다. 내 성질 알잖아. 앞으로도 트레이드 가능성은 많이 있다"며 "고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젊은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를 줄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화 구단은 "앞으로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지원을 해드릴 것이다. 어떤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 생각대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응룡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성한 수석코치는 "모든 선수들에게 예외는 없다. 열심히 해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한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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