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찬호형과 투타 대결, 내가 이길 것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28 10: 20

"좋은 추억을 갖고 가겠다". 
'스나이퍼' 장성호(35)가 한화를 떠나 롯데에 새둥지를 튼다. 지난 27일 롯데 신인 투수 송창현과 1대1로 맞트레이드된 것이다. 2010년부터 몸담으며 3년간 정든 한화를 떠나지만 긍정적이고 호탕한 성격의 장성호답게 좋은 기억만 안고 떠나기로 했다. 
대전구장에서 어깨 재활훈련을 받고 있는 장성호는 27일 아침 경기장에 도착한 뒤에야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만 장성호는 베테랑답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마음 먹었다. 오히려 대전구장에서 짐을 정리한 후 두 시간 넘게 달려가 마무리훈련이 치러지고 있는 충남 서산 한화의 2군 전용연습장을 찾아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응룡 감독이 일본행을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지만 김성한 수석코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찬바람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맹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해태 시절 그를 직접 지도한 김성한 수석코치는 "팀 상황을 이해해달라. 어딜 가든 몸 다치지 말고 성실하게 열심히 해라"고 격려했고, 장성호도 "충분히 이해합니다"고 웃으며 답했다. 
한화에서 전성기 만큼 위력적인 활약을 펼친 건 아니지만 유독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다. 장성호는 "작년에 잠실구장에서 리즈에게 9회 역전 투런 홈런을 친 것, 올해 청주구장에서 류택현 선배한테 9회 동점 솔로 홈런이 기억난다. 그외 싹쓸이 안타도 많이 치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많이 있다"며 한화에서 남긴 하이라이트 같은 장면들을 하나하나씩 떠올렸다. 
한화팬들에게는 죄송한 마음도 내비쳤다. "한화에 와서 수술도 많이 하고,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그래도 팬들이 많이 감싸주시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3년 동안 힘을 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야구를 그만 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롯데에 가서 또 열심히 하는 게 야구선수로서 보답하는 길"이라는 게 장성호의 말이다.
한화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 중 박찬호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박찬호가 팀 내에서 가장 허물없이 지낸 친구 같은 후배가 바로 장성호였다. 장성호는 현역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내년에도 꼭 같이 뛰자"고 설득했지만 갑작스런 트레이드로 박찬호의 현역 지속 여부와 관계없이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장성호는 내년에도 박찬호가 현역으로 뛰게 돼 그라운드에서 투타 대결을 희망했다. 
"찬호형과 붙게 되면 재미있을 것이다. 찬호형이 안타 하나 치라고 그냥 맞춰주지 않을까 싶다"며 농담을 던진 장성호는 "프로이기 때문에 서로 이기려고 할 것이다. 올해 가까이에서 찬호형의 볼을 많이 봤다. 내년에 붙으면 나한테 안 될 것"이라고 웃었다. 최근에도 박찬호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는 장성호가 내년 시즌 박찬호와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