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는 그냥 재밌는 쇼..19禁딱지 섭섭” [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11.28 08: 38

‘tvN ‘SNL코리아’는 누가 만들까?’ 선정성, 비속어, 편파적 정치성 등 이슈메이커 ‘SNL코리아’를 보면서 한 번쯤은 들었을 궁금증이다. 
캐스팅 외 전반적인 프로그램 진행을 도맡는 안상휘 CP, 아이디어를 몸으로 설명하는 데 도가 튼 유성모 PD, 변호사를 만나고 왔다는 ‘쨕’의 백승룡 PD, 욕을 잘 하고 또 잘 쓸 줄 아는 김민 PD까지 개성으로 두 번째 가라고 하면 서운해 할 네 사람이 ‘SNL코리아’를 만들고 있다. 논란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위트와 풍자를 담을 줄 아는 유쾌한 멘탈을 가졌다.
풍자라는 민감한 방법으로 코미디를 만들고 있는 ‘SNL코리아’ 제작진은 밖에서 몰아치는 공격에 비해 평온하게 프로그램을 꾸려가고 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랐던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 김민 PD는 오히려 “올 게 왔다는 생각”이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 “정치색 강하다고? 앞으로 더 세질 것”
SBS ‘짝’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쨕’ 백승룡 PD와 몇몇 정치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 김민 PD는 ‘SNL코리아’ 막내급에 속하지만 유명세는 총괄PD 못지 않다.
“논란이 좀 더 빨리 올 줄 알았는데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코너에 욕 좀 그만 넣으라고 혼날 때였거든요. 나름대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던 와중이었는데 편파적이라는 이유로 문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김민PD)
“얼마 전에 변호사 만나서 정황을 설명했다. 의상이라든가 1, 2, 3호라는 호칭을 ‘짝’의 독창적인 부분이라며 패러디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저작권 침해라고 말하는데 속상한 부분이 있다.”(백승룡PD)
패러디를 패러디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 야속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기 죽은 듯한 인상을 남길 수 없다는 오기의 두 PD. 이들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선전포고를 했다.
“앞으로 정치색이 한층 강해질 거예요. 시청자들의 관심이 몰린 곳으로 프로그램이 흘러가기 때문이죠.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그 강도는 한층 세지지 않을까요?”(김민PD)
 
# “미친 섭외력? 삼고초려는 기본”
박진영, 신동엽, 김상경, 예지원, 김주혁, 공형진, 손담비, 슈퍼주니어, 조여정. 이름만 들어도 눈이 부신 스타들이 ‘SNL코리아’를 찾았다. 미친 섭외력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상황이다.
“섭외 절대 쉽지 않아요. 출연을 확정하기까지 최소한 3번 이상 미팅을 해야 하거든요. 호스트가 마음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SNL코리아’가 어떤 프로그램인지부터 설명해 줘야해요. 설득하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요. 또 우리나라 톱스타들은 대부분 드라마, CF, 영화가 걸려있기 때문에 섭외에 어려움이 많아요.”(안상휘CP)
지성이면 감천으로 안 CP의 화술에 많은 스타들이 ‘SNL코리아’ 무대에 섰다. 생방송, 정치색까지 더해진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출연만 하면 정신줄까지 내려놓고 망가지는 열의에 제작진은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이다.
“양동근 씨 편을 찍을 때 디팬티라는 걸 찍었는데 연기 경력이 20년 이상된 배우여서 걱정이 많았어요. ‘내 말을 들을까’ 고민했는데 제가 시범을 몇 번 보였더니 표정이나 모습을 보고 잘 해주시더라고요. 박진영 씨도 겨스퍼 CF를 찍었거든요. 가요계 3대 기획사 사장인데 겨스퍼를 해달라는 건 좀 그랬죠.(웃음) 정말 감사했어요.”(백승룡PD)
# “19금 딱지 안타깝다..신동엽·박진영 편 기억에 남아”
유성모 PD는 명실공히 ‘SNL코리아’ 최고의 아이디어 뱅크다. 공동작업을 통해 프로그램이 구성된다고 하지만 몸을 불사르는 헌신적인 재연에 스태프들은 매 회의마다 웃음을 참지 못한다는 전언. 안 CP의 표현에 따르면 정말 세게 표현할 줄 아는 재능을 타고났고 백 PD에 의하면 그의 머릿속은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지금보다 선정적인 소스를 찾자면 끝도 없어요. 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느 부분까지 받아들이고 어느 수준부터 거부감을 갖느냐가 문제인거죠. 저희는 그냥 그 선을 유지하면서 웃기는 게 목표예요. 어느 순간부터 ‘SNL코리아’에 19금 딱지가 붙는데요, 좀 안타깝죠. 웃기는 게 목적이지 야한 게 목적이 아니거든요.”(유성모PD)
지상파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19금 개그로 화제를 모으고 사회적인 풍자를 양념으로 가미하면서 ‘SNL코리아’는 19금 개그의 고급화에 성공했다. ‘SNL코리아’가 하는 19금 개그는 무조건 화제가 됐고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가장 만족도가 컸던 건 신동엽 편에서 나온 골프강습, 박진영 편에서 나왔던 ‘우리 재혼했어요’ 콩트였어요. 기억에 남는 호스트는 양동근, 신동엽, 박진영, 김상경 씨 등 정말 많죠. 예지원 씨는 생방송이 시작되니까 돌변하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한 번 섭외하고 싶은 배우는 한석규예요.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요. 크루 이상훈이 몇 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모르겠네요.(웃음)”(유성모PD)
‘SNL코리아’를 위해 CJ 방송사업팀에서는 창사 후 처음으로 전담 연출팀을 조직했다. 그 최초의 주인공이 안상휘 CP, 유성모 PD, 백승룡 PD, 김민 PD인 셈이다. 때문에 이들의 성공이 방송 제작에 상당한 영향을 주리라는 짐작이 뒤따른다.
“새로운 느낌의 코미디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좀 더 기대를 해주면 언젠가는 이게 익숙해지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안상휘CP)
plokm02@osen.co.kr
tvN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