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SK, 야구장 밖에서도 홈런 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28 13: 00

그 어떤 프로 스포츠 구단도 주목하지 않았던 영역이었다. 씨앗을 뿌리는 작업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묵묵히 매진한 결과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SQ 사업’을 통해 야구장 밖에서도 홈런을 칠 기세다.
27일 올림픽 파크텔에서는 ‘SQ, 교육 현장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SK가 주도하고 서울대학교와 인천 지역 체육교사들이 힘을 보태 만든 SQ(Sports Quotient, 스포츠 지수)의 성과를 돌이켜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체육계·교육계를 비롯한 200여 명의 인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총 9명의 발제자와 지정 토론자가 나선 이 심포지엄은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더 소요됐다. 그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낙후된 학교 체육의 대안으로 떠오른 SQ에 대한 높은 관심이 엿보였다. 반응은 긍정적이고 또 우호적이었다. 시행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정부가 아닌 프로야구단이 주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직접 활용하는 일선 학교의 호응이 좋았다. 지정 토론자로 나선 양장수 교사(부평남초등학교)는 “한 때 체육을 등한시한 정부 정책 때문에 체육시수가 줄었다가 문제가 생기자 다시 늘고 있다. 체육교사도 부족하고 현재 PAPS(학생건강체력평가) 시스템의 측정치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SQ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일선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현장에 더 많이 접목했으면 한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서울시 교육청의 김택천 수석교사도 “SQ가 학생들의 체력 측정이라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체육 문화와 환경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최의창 교수 역시 “기업에서 이런 교육적 성격이 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해 많이 놀랐다. 아이들의 성장발달을 돕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끝낸 SK 구단 관계자들은 밝게 웃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동안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장순일 SK 마케팅 그룹장은 “실무자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고 떠올렸다. 장 그룹장은 “우리 교육이 입시 편향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모든 어른들이 알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씨앗을 뿌린 정도다. 뿌리를 내리고 과실이 열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장 그룹장은 “우리 프로그램과 사회적 화두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던 아이들이 주말에 운동을 한다는 학부모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토론을 듣다보니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 그룹장은 “사실 야구단 성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이다. 팬층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일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SQ 사업은 기업의 사회봉사 책임 차원을 넘어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 그룹장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사명감 없이는 야구단에서 하지 못할 일이다. 스포츠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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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전경.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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