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37)는 평소 '숫자'에 욕심이 없는 편이다.
나이트는 2009년 한국에 와 삼성에 2년을 뛰었다. 무릎 부상과 성적 부진으로 방출된 뒤 넥센에 와 지난해 7승15패 최다패 투수가 됐다. 그러나 올해 무릎 부상에서 완쾌된 나이트는 퀄리티 스타트 27회에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나이트는 매 경기 목표를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해내는 것에 둬왔다. 그는 "승패는 상관없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내가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오래 이끌 수 있다면 만족한다. 그 다음은 타자들의 몫"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이 나이트가 항상 마운드 위에서도 평정심을 가지는 비결이다.

올 시즌 3관왕을 유지하며 리그 MVP를 바라볼 때도, 승률, 다승에서 1위 자리를 내어놓으며 MVP 수상 가능성에서 조금씩 멀어질 때도 나이트는 크게 욕심내거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박병호에게는 "투수보다 더 많은 경기에 들어서는 타자가 MVP를 받는 것이 맞다"며 박수를 보냈다.
나이트가 유일하게 바라본 것이 하나 있다면 투수 골든글러브다. 나이트는 "투수이기 때문에 투수 부문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투수에게 최고의 상은 투수 골든글러브라고 생각한다"며 골든글러브에 대해 유일하게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보수적인 편이다. 지금까지 10명의 외국인 선수만이 박한 평가를 넘어 '황금 장갑'을 꼈다. 과연 올 시즌 나이트가 간절히 바랐던 마지막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넥센 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올 시즌 재기(再起)만큼 소중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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