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가요계는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와 노랫말로 만들어진 음악이 초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대들이 즐겨보는 지상파와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여전히 아이돌 가수들의 댄스 뮤직이 주류를 이루며 각종 앨범 판매 차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으로 인기의 척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음원 부문에서는 일부 가수들의 곡을 제외하고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 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곡을 발표한 아이돌 가수 이승기와 솔로 활동을 시작한 비스트의 리드보컬 양요섭은 여심을 자극하는 발라드 넘버로 각종 음원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는 5.5집 앨범 “숲”을 발표하며 타이틀 곡 ‘되돌리다’를 선보였는데 발표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많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감성 싱어송라이터 에피톤 프로젝트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이번 음반은 음악적으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이승기의 성장’을 확인하게 된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로 시작되는 비스트 양요섭의 솔로 프로젝트 타이틀 곡 ‘카페인’은 같은 멤버 용준형의 랩핑이 어우러진 미드 템포 넘버다. 점점 완숙미를 더해가는 양요섭의 호소력 있는 보컬이 지금 보다 더 많은 대중 음악 팬들로부터 공감대를 얻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이돌 가수 중 씨스타의 소유가 남성 힙합 듀오 긱스와 함께 노래한 ‘Officially Missing You’는 오랜 기간 차트 상위권에 랭크 되어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미비했던 소유의 잠재력을 이끌어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 음악’ 인기를 이끌고 있는 또 다른 대표 부류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와 경연 참가자들이 발표한 곡들이다. 기타 혹은 건반을 치며 노래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슈퍼스타K”와 “K-POP스타”를 통해 선보인 노래들은 물론이고 정식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디션 출신 가수들의 감성적인 음악들이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등장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던 ‘1,2,3,4(원,투.쓰리,포)’의 주인공 이하이는 박진영이 만들어 준 발라드 곡 ‘허수아비’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한국의 아델’이라고 외신에서 표현할 정도로 가장 빼어난 결과를 얻고 있는 이하이. 17세 소녀의 나이라고 믿을 수 없는 그녀의 탁월한 곡 해석 능력이 이번 노래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어, 한국 가요계를 이끌어갈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 막을 내린 “슈퍼스타K4”에서는 우승자 로이킴이 노래했던 다수의 경연 곡들이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는 점도 그의 보컬이 시기적으로 음악 팬들에게 가장 호소력 있게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힐링이 필요해’•’휘파람’•먼지가 되어(정준영과의 협연곡)’의 꾸준한 인기와 결승전에서 공개했던 자작곡 ‘스쳐간다’까지 감성적인 발라드 및 록 넘버가 사랑을 받는 점은 신인 보컬리스트 로이킴를 기대하게 만든다.
Top 3 정준영의 ‘응급실’과 준우승자 ‘딕펑스’의 ‘떠나지마’ 역시 슈퍼스타K4 경연 곡으로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제 2주차 방송을 시작한 “K-Pop 스타” 예선 무대에서 공개된 2인조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다리꼬지마’가 음원으로 공개되자마자 실시간 음원 차트 1•2위를 다투는 파란이 연출되고 있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한민국을 넘어 2012년 전세계 음악 시장을 상징하는 ‘최고 인기 댄스 곡’으로 공인된 현실 속에서, 계절적인 요인과 더불어 이제는 차별화된 감성의 멜로디와 가사를 담은 ‘또 다른 색깔의 노래’를 듣고 탐닉하고 싶은 음악 팬들의 갈증이 해소되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