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의 눈물겨운 강등 스토리가 팬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광주 FC는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서 대구 FC에 0-2로 패배, 성남 일화를 1-0으로 물리친 강원 FC에 밀려 다음 시즌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광주는 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강원과 승점이 4점으로 벌어지며 비극을 맞았다.
승리의 신은 애석하게도 광주를 외면했다. K리그 출범 이후 첫 강등의 팀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뒤안길은 씁쓸하기만 하다. 좁디 좁은 빌라에서의 숙소 생활, 동네 목욕탕에서의 공짜 목욕 등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지만 끝내 잔류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강등을 당하기까지 참 운도 안따랐다. 여러 가지 여건상 광주에 악재가 겹쳤다. 명운이 걸린 경기였다. 광주가 패하고 강원이 성남 원정길서 승리할 시 광주의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되는 절체 절명의 순간이었다.
100% 전력을 가동해야 했지만 중앙 수비 콤비 이용(18경기)-정우인(34경기)이 부상으로 결장했고, 장신 공격수 복이(35경기)도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여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동섭도 허벅지 뒷근육에 문제가 생겨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강원의 상대 성남은 자엘-김성준-윤영선이 경고 누적과 퇴장으로 결장, 발목을 잡아야 할 강원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성남은 홈에서 4무 8패로 12경기 무승에 최근 홈 4경기서 10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내리막길의 팀이었다.
광주는 실낱 같은 잔류의 희망을 이어가려 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이마저도 날려보냈다. 전반 중반까지 수 차례 좋은 찬스에도 소득을 올리지 못했고, 대구에 잇달아 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과거야 돌이킬 수 없는 것이지만 최근 몇경기를 둘러봐도 아쉬운 경기는 한 둘이 아니다. 최근 4경기서 1승 3무(상주 상무전 제외)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대전과 인천전의 무승부는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패행진의 인천과 경기서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끝내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고, 대전전서도 전반에 수 많은 찬스를 허공으로 날리고 아쉽게 비겼다.
43경기를 치르는 동안 1점 차 패배도 가장 많이 당했다. K리그 16개 구단 가운데 성남, 강원과 함께 13경기서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무승부도 15번으로 그룹A, B를 통틀어 인천 유나이티드(16번) 다음으로 많다. 그만큼 아쉬웠던 승부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0년 창단한 신생팀답게 승부처마다 드러났던 경험 부족도 뼈아팠다. 젊고 체력이 왕성한 선수들은 넘쳐났지만 인천의 설기현-김남일, 강원의 김은중 등 완급 조절을 해줄 수 있는 베테랑은 전무했다.
어찌됐든 광주는 K리그 역사상 첫 2부리그 강등의 희생양이 됐다. 다음 시즌은 1부리그에 비해 여러모로 여건이 열악한 2부리그에서 킥오프를 한다. 분명한 건 희망이 공존했다는 것이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한대임을 보여줬다. 올 시즌 광주가 보여준 투혼과 열정이라면 팬들의 눈과 귀는 항상 그들을 향해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