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얼룩진 왕년의 스타들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에 이름을 올린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29일(한국시간) 2013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자로 배리 본즈(48) 로저 클레멘스(50) 새미 소사(44)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본즈·클레멘스·소사 모두 은퇴 후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모두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메이저리그를 지배한 최정상급 선수들이었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최다 홈런 762개를 기록하며 7차례 MVP에 올랐다. 클레멘스도 7차례 사이영상과 함께역대 9위에 해당하는 354승을 올렸다. 소사 역시 역대 8번째로 많은 609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약물 복용 의혹으로 명성이 얼룩진 선수들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본즈는 스테로이드 복용 여부로 법정 투쟁을 벌이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약물 복용을 증언하고 주장하며 설득력을 잃었다. 소사도 코르크 배트 파문과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을 피해가지 못했다. 클레멘스도 5년간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의혹의 불씨가 남아있다.
약물 복용 의혹 선수들은 투표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아왔다. 2007년부터 6년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마크 맥과이어는 아직 한 번도 지지율 24% 이상을 받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 인기 부활을 이끈 홈런왕이었지만 약물 이미지를 이기지 못했다. 통산 500홈런과 3000안타를 기록한 4명의 타자 중 하나인 라파엘 팔메이로도 명예의 전당에서 2년간 지지율이 12.6%에 불과했다.
이들 외에도 커트 실링, 마이크 피아자, 크레이크 비지오 등도 이번에 처음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에 올랐다. 특히 통산 3060안타를 비롯해 291홈런 414도루를 기록한 최고 2루수 출신의 비지오가 명예의 전당 자격 첫 해부터 얼마나 지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편,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 자격은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한 선수 중 은퇴한 뒤 5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았을 때부터 15년간 주어진다. 10년 이상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자격을 유지한 야구기자들의 투표로 선출되며 75% 이상 득표를 받아야 입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득표율 5% 이상 받지 못할 경우 후보에서 영구 탈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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