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없다던 롯데, 방향 바뀔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29 07: 25

롯데가 알찬 보강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외국인 선수 한 자리다. 당초 투수를 뽑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방향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FA 시장에서 김주찬과 홍성흔을 잃은 롯데는 보상선수로 투수 두 명을 지명했다. KIA에서는 중간계투요원인 사이드암 홍성민을 영입했고 두산에서는 선발과 중간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오른손 투수 김승회를 지명했다. 결과적으로 타선을 희생한 대신 마운드를 보강한 모양새가 됐다.
예상 외의 행보다. 하지만 롯데는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롯데도 처음부터 투수 두 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야수가 필요한 롯데의 사정을 감안한 KIA와 두산은 즉시 전력감 야수들을 보호선수 명단에 대거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선택폭이 좁았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원하는 선수가 보호선수로 묶여 있었다. 즉시 전력감이 아니라면 투수를 뽑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올 시즌 3.48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삼성(3.39)에 이어 리그 2위의 성적이었다. 여기에 홍성민 김승회가 가세해 마운드는 더 탄탄해졌다. 당장 선발진은 후보자들이 넘쳐 난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에이스 유먼을 비롯, 송승준 이용훈 고원준에 김승회까지 이름을 올렸다. 시즌 중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조정훈도 기대주다. 전임 양승호 감독 시절 구축한 불펜도 건재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전망은 결코 나쁘지 않다.
다만 타선은 중량감이 떨어졌다.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장성호를 영입하긴 했지만 전력 보강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4번 자리에서 해결사 몫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육성을 공언하고 있는 몇몇 유망주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마운드의 팀으로 변신하긴 했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타선의 적절한 지원도 필요한 법이다. 때문에 남은 외국인 선수 하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수를 뽑을 예정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부임 초기 “외국인 타자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스카우트 팀 역시 투수에 무게를 두고 후보자를 꾸리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마운드에 여유가 있는 만큼 장타력을 갖춘 타자로 선회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김시진 감독은 넥센 감독 시절 몇몇 외국인 타자와 함께 했다.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 코리 알드리지와 같은 선수들이었다. 넥센 역시 타선이 빈약했기에 선택했던 고육지책이었다. 롯데도 펠릭스 호세, 카림 가르시아와 같은 외국인 타자들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외국인 타자들은 투수들에 밀리는 경향이 역력하다. 승리 공헌도에 있어 타자보다는 투수의 가치가 더 높다는 의견이 대세다. 2012년 외국인 선수 중 타자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최근의 경향을 대변한다. 한편으로 투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력 있는 외국인 타자라면 현재 롯데의 단점을 메워줄 수 있다. 한 번쯤은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