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JYJ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인 박유천이 망가질 때를 아는 연기자로서 현명한 처신을 보여주고 있다.
박유천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어린 시절 첫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는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 형사 한정우 역을 맡고 열연 중이다.
정우는 천성적으로 엉뚱한 면모가 있지만 첫 사랑 이수연(윤은혜 분)을 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거친 매력의 소유자. 때문에 박유천은 이번 드라마에서 불쑥 불쑥 소리를 질렀다가도 수연을 떠올리면 금세 눈물이 뚝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연기를 하고 있다.

그는 감정 기복이 큰 캐릭터를 연기하는 탓에 자칫 잘못 하면 극중 인물들과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약점을 오롯이 연기력으로 뒤덮었다. 처절하게 망가질 때는 망가지고 감정선이 부각되는 장면에서는 응축된 감정을 폭발시키며 능글 맞은 표정을 지어야 할 때는 다소 힘을 빼는 등 감정 변화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즉 힘을 뺄 때를 알고 강력한 한방을 날려야 할 때를 알 정도로 캐릭터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것. 여기에 앞뒤를 가리지 않고 연기에 모든 것을 던지는, 예를 들면 속사포 같은 대사를 쏟아내느라 침이 튀어도 캐릭터에 집중해서 다소 표정이 멋있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동안의 작품보다 한층 발전된 배우 박유천의 이번 드라마 성적표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가장 큰 오류에 빠지는 것이 무대 위 멋있는 카리스마를 안방극장에도 그대로 옮겨온다는 것. 하지만 2010년 KBS 2TV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 정식 데뷔를 한 후 MBC ‘미스 리플리’(2011), SBS ‘옥탑방 왕세자’(2012)를 거친 그는 어느새 자신의 매력보다는 캐릭터와 극의 방향을 더욱 신경 쓰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박유천은 ‘보고싶다’에서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진이 빠질 정도로 매회 감정이 응축됐다가 한방에 터져야 하는 연기를 소화하고 있다. 덕분에 상처를 숨긴 채 첫 사랑 수연을 애타게 찾는 정우라는 인물이 아직 7회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크게 자리했다.
‘보고싶다’는 지난 28일 방송된 7회에서 수연이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정우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하면서 본격적인 숨바꼭질 같은 사랑이 시작됐다. 동시에 배우 박유천에 대한 안방극장의 애절한 사랑도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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