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이 돌아 본 2012시즌 마지막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29 09: 16

“(이)종욱이가 주장으로서 부상을 참고 도루하고 득점까지 한 것은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2연패라서 3차전 선취점이 중요했으니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서 더욱 안타까웠어요”.
손가락 골절로 시즌 아웃이 확정되었음에도 어떻겠든 돕겠다고 캐치볼까지 했던 주전 유격수다. 본의 아니게 주변인이 되어 팀의 시즌 마지막을 돌아본 그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플러스 요인이 팀 분위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랐다.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손시헌(32)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패하며 시즌을 마친 팀의 2012년 마지막 경기를 돌아보았다.
손시헌은 올 시즌 86경기 2할4푼6리 5홈런 31타점으로 제 실력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렸다. 시즌 중에는 발목 부상이 겹치며 유격수 자리에 김재호가 대신 출장하는 경우가 잦았고 발목 부상 여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싶은 시즌 말이던 9월 30일 잠실 LG전에서는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몸쪽 공에 오른손 검지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도 한화 사이드암 정재원의 몸쪽 공에 늑골 골절상을 입으며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손시헌이다.

현재 손시헌은 검지 골절 부위 철심도 제거하고 개인 훈련 중. “재활도 마쳤고 이제는 기술 훈련과 몸 만들기를 병행하고 있다. 최고 성적이던 2009시즌(2할8푼9리 11홈런 59타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을 준비하던 때처럼 비슷하게 가고자 한다”라며 웃은 손시헌은 “내가 약해지면 동 포지션의 선수들이 많이 보이게 되면서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언제든 출격 지시에 뛰어나갈 수 있는 선수로서 다시 서겠다”라며 재기의 열망을 비췄다.
손가락 깁스 중에도 손시헌은 팀의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글러브를 만지작거렸던 바 있다. “타격은 하지 못하더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훈련만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캐치볼이라도 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손시헌. 그 뿐만 아니라 주전 톱타자이자 중견수인 이종욱은 3차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몸쪽 공에 우측 종아리 타박상을 입고도 도루에 이어 선취득점까지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두 친구는 그렇게 부상 중에도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자 마음을 썼다.
“종욱이 투혼은 저도 너무 아쉬웠어요. 순간적으로 종욱이가 ‘여기서 선취점을 올려야 팀이 이길 수 있다’라는 순간적인 판단 아래에서 타이밍을 뺏는 도루를 하고 홈까지 달렸다고 보거든요. 그 모습이 팀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고 3차전을 이겼지요. 그러나 정작 시리즈를 승리하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종욱이도 되게 아쉬워하더라고요”.
뒤이어 손시헌은 4차전 패배 후 팀의 전체 미팅을 떠올렸다. 팀의 올 시즌이 끝나는 경기였던 만큼 선수단 전체 미팅은 무겁고 슬픈 분위기였다. 부상으로 인해 출장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서 응원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 손시헌 본인에게도 미안함으로 남았던 모양이다.
“우는 선수들이 많아서 슬펐습니다. 종욱이도 그렇게 열심히 뛰고도 결국 4차전에서는 부상으로 못 나오고 팀이 패해서였는지 시종일관 숙연하게 이야기를 듣고.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운 하루였습니다”.
지난 일을 돌아보고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음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손시헌. 두산에서는 손시헌 외에도 이종욱과 고영민이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큰 기회를 얻게 되는 입장으로서 손시헌은 자신을 비롯한 세 명의 동기부여를 통한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 상승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저 말고도 FA 자격 취득이 걸린 선수들이 많아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혼자만이 아니라 서너 사람의 하려고 하는 의욕과 그 동기부여 움직임이 있다면 다른 동료들도 함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파이팅 넘치는 (홍)성흔이 형도 오고. 분명 다음 시즌에는 팀이 전체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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