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택-유희관, '예비역 성공 시리즈‘ 예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29 10: 37

군대는 그들을 남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진정한 프로야구 선수로서 발돋움을 노린다. 올 시즌 각각 11승을 올리며 상무 마운드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사이드암 오현택(27)과 유희관(26, 이상 두산 베어스)이 2013시즌 1군 투수진 필수요소로 발돋움을 위해 기량을 절차탁마 중이다.
오현택과 유희관은 지난 2011시즌 후 나란히 상무에 입대했다. 둘 다 빠른 공은 없어도 비교적 좋은 제구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1군 주축 전력으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들. 그리고 올 시즌 오현택은 퓨처스 북부리그 성적 21경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고 유희관은 완봉승 포함 21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0의 성적을 거뒀다. 10승을 거둔 이범준(원 소속 LG)과 함께 상무 선발 3펀치로 활약한 오현택과 유희관이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상무 복무 기간 동안 1군에도 어필할 만한 기량적인 면을 발견했다는 것이 올 시즌 오현택과 유희관의 성과였다. 지난해도 12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12으로 활약한 뒤 파나마 야구월드컵에서 이탈리아, 호주에 영봉승을 거뒀던 오현택은 직구-슬라이더-커브 기본 패턴에서 서클 체인지업과 싱커를 장착했다. 140km을 넘지 못하던 직구 구속도 어느새 141~142km까지 상승했다.

유희관도 124이닝 동안 단 26개의 사사구 허용으로 제구력 면에서 한결 상승했고 130km 초반에 머물던 직구 구속을 137km까지 올렸다. 아직도 느린 편이기는 하지만 팀 선배인 정재훈도 빠른 공보다 130km대 후반의 제구되는 직구와 포크볼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좌완인 만큼 우완보다 3km 가량 더 빨라보이는 효과를 지닌 유희관에게 1군은 승산 없는 무대가 아니다.
병역 의무를 해결했다는 홀가분함과 동기 부여 측면 외에도 오현택의 경우는 군입대 당시 결혼해 지금은 아들 민준군을 둔 아버지다. 그만큼 야구를 더욱 잘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유희관은 절친 김현수가 “이 형은 다친 적을 한 번도 못 봤다. 내구력 면에서는 역대 최강인 듯 싶다”라며 건강함을 자랑하는 좌완. 2009년에도 2군에서 선발-계투를 종횡무진했으나 아프다는 이야기 한 번 없던 투수다.
시즌 말엽 제대했기 때문에 팀 보류 선수 명단 포함이 내년 2월 1일인 오현택과 유희관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에서 힘을 쏟고 있다. 두 선수 외에도 또 한 명의 좌완 원용묵(26)도 5선발 후보로 떠오르며 1군 무대 입성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다. 원용묵도 군 입대 직전이던 2010시즌 중반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이며 팀 내 기대를 높였던 바 있다.
올 시즌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최주환, 최재훈, 허경민은 비록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했으나 순간순간 재능을 발휘하며 팀에 보탬이 되었다. 그동안 야수진에 풍부한 자원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으나 투수 유망주 면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했던 두산이 투수 예비역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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