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몸값과 입지는 어떻게 될까.
지난 14일 LA 다저스와 협상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괴물' 류현진(25). 어느덧 보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계약 진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다저스는 내달 4~7일 윈터미팅을 마친 후 류현진과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30일 단독 협상의 마감시한은 내달 10일까지라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남아있다.
정중동 모양새를 띄고 있는 가운데 미국 언론에서도 류현진의 몸값을 전망하기 시작했다. 'ESPN'은 29일(한국시간) 다저스 선발진 보강 관련 기사에서 류현진에 대한 내용도 넣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한 번 만나 상의한 것이 전부다. 다저스가 잭 그레인키 또는 카일 로시 같은 확실한 선발투수를 영입한 뒤 류현진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류현진이 다르빗슈 유 만큼 받기는 어렵겠지만 2500만 달러 정도라면 미국에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최고 입찰액 5170만3411달러를 받은 다르빗슈는 6년간 총액 5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대형계약. 다저스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세트의 입찰액을 받은 류현진도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총액 계약을 맺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가 버티고 있는 만큼 만만치 않은 협상이 예고되고 있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원투펀치를 이룰 수 있는 또 다른 에이스급 선발투수 영입에 혈안이 되어있다. FA 시장 최대어 투수 그레인키를 역대 투수 최고액으로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그레인키가 연평균 2500만 달러에 최소 6년계약을 원하고 있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다저스가 꼽힌다'고 보도했다.
우승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는 다저스는 그레인키의 몸값을 능히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투수 자원이 풍부하지만 커쇼처럼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확실한 투수는 없다는 점에서 그레인키 영입은 다저스의 필수 과제가 된 분위기다. 그레인키의 다저스행 가능성은 류현진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레인키가 가세할 경우 류현진은 보라스가 말하는 3선발급 계약을 맺기가 어렵게 되고, 협상에 난항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레인키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어도 류현진의 선발 입지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27일 보도에서 그레인키 영입시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커쇼, 그레인키, 채드 빌링슬리, 조쉬 베켓과 함께 류현진을 5선발로 꼽았다. 빌링슬리와 테드 릴리가 수술-재활로 몸 상태가 미지수이고, 나이가 많은 크리스 카푸아노와 애런 하랑은 트레이드 카드로 쓰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또한 다저스는 단순히 내년 한 해만 보는 게 아니다. 내후년까지 염두에 두며 20대 후반의 그레인키와 함께 20대 중반으로 젊은 류현진을 선발진에 넣으려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다보고 있기에 류현진의 가치도 높게 여기고 있다. 선발 한 자리를 보장하고 있는 만큼 총액 2500만 달러선에서 시작될 류현진의 몸값이 과연 어떻게 매겨질지 관심이다.
만약 류현진이 2500만 달러 이상 받으면 다르빗슈와 마쓰자카 다이스케(6년 5200만 달러)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 중 역대 3위의 몸값이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