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코리안특급]박찬호, 짧지만 강렬했던 고국생활 1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29 16: 35

프로 19번째 시즌. 팀이 최하위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그리웠던 고국 팬들 앞에서 자신의 남은 힘을 쏟아내며 값진 한 해를 보냈다. 29일 현역 은퇴를 결정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9)의 2012시즌은 뜻 깊었다.
한화 구단은 '29일 오후 박찬호가 본인의 은퇴 의사를 구단에 최종 전달했고, 구단은 박찬호의 은퇴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박찬호의 은퇴 관련 공식 기자회견을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 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 에서 진행하며 은퇴 관련 상세내용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973년 충남 공주 태생으로 중동초-공주중-공주고를 거친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4년 1월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17년 통산 476경기 1993이닝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특히 124승은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승 기록이다.

1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친 박찬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1년을 뛰었고, 올해부터 한국프로야구 고향팀 한화에서 1년을 더 뛰었다. 19년 프로 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하며 화려한 야구인생 1막을 마쳤다. 올 시즌 박찬호의 성적은 23경기(1완투) 5승 10패 평균자책점 5.06. 우리나이 마흔의 투수로서 최선을 다해 던진 박찬호였다.
시범경기에서 난조를 보이며 우려를 나타냈던 박찬호는 지난 4월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6⅓이닝 92구 4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2개)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두며 한국 프로야구 첫 승을 거뒀다. 이는 한화의 8-2 승리로 끝나며 올 시즌 4경기 째만의 팀 첫 승이었다. 3회에는 정수빈-이종욱-고영민에게 각각 1개 씩만의 공을 던져 39번째 1이닝 3구 삼자범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패를 더하던 박찬호의 시즌 2승도 두산전이었다. 박찬호는 5월 17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을 상대로 7이닝 동안 6피안타 탈삼진 5개 1실점으로 공식적인 잠실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7이닝은 올 시즌 박찬호의 한 경기 최다 투구 이닝이고 공교롭게도 두산전 2승의 희생양은 올 시즌 10승을 올리며 두산의 영건 에이스로 떠오른 이용찬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후 두 경기에서 대량 실점하며 두산전 상대 성적을 2승 1패 평균자책점 6.04로 마감했다.
박찬호의 현역 마지막 완투도 나왔다. 지난 7월 13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4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경기는 5회말이 끝난 후 우천 중단되었고 1-1에서 결국 강우 콜드게임으로 결정되었다. 완투이기는 한데 비로 인한 반쪽짜리 완투라 아쉬움이 남았다.
8월 1일 잠실 LG전은 박찬호의 현역 생활 마지막 승리가 되었다. 이날 박찬호는 6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8안타를 내줬으나 사사구 없이 집중타를 피하는 기교투로 1실점만을 기록, 시즌 5승째를 따냈다. 막판 스퍼트로 10승 고지를 밟고자 했던 박찬호는 부상과 컨디션 저하가 겹치며 결국 5승 대신 5패를 더한 채 생애 마지막 선수로서 시즌을 끝마쳤다.
상대 구단별 기록으로 보면 박찬호에게 유일하게 2승을 내준 팀은 두산이다. 시즌 막판 찬호 공포증에서 벗어난 두산이다. 기록 상 경기 내용이 가장 좋았던 상대팀은 김병현의 소속팀이기도 한 넥센. 넥센을 상대로 박찬호는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반면 선동렬 감독의 KIA(4패 평균자책점 7.04)와 통합우승팀 삼성(3패 평균자책점 5.23)을 상대로 박찬호는 아쉽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최종 기록은 5승 10패 평균자책점 5.06. 배경지식 없이 보면 출장 기회를 어느 정도 얻은 팀의 4~5선발의 기록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영욕의 세월을 보내며 동양인 최다승을 올리고 ‘수구초심’으로 고향 땅에 돌아 온. 불혹의 대스타가 남긴 값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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