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대학최강 경희대와 경기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자랜드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최강전서 경희대를 혈투끝에 65-63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전자랜드의 차바위는 고비 때마다 천금 같은 3점포 4개를 적중, 21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고, 정병국도 18점을 넣으며 승리에 디딤 돌을 놓았다. 전자랜드는 성균관대-고양 오리온스전 승자와 내달 3일 8강전을 치른다.

경희대의 두 에이스 김민구(21점 10리바운드)와 김종규(12점 10리바운드)는 외곽과 골밑에서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정규리그 2라운드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단독 3위에 올라있는 전자랜드와 대학리그의 절대강자인 경희대의 격돌이라는 것만으로도 눈과 귀가 쏠린 빅매치였다.
대회를 앞두고 프로 10개 구단 감독의 마음은 똑같았다. 시즌이 한창인데 주전 선수들을 오랜 시간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체력저하, 부상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본 대회를 앞두고 전력의 핵심인 문태종의 출전 여부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37살의 노장이라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어 혹여 무리하게 출전 시 부상이 염려됐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문태종을 제외하고는 베스트 선발 라인업을 꾸리며 경희대에 맞섰다. 앞서 '디펜딩 챔프' KGC인삼공사가 중앙대에 덜미를 잡혔고, 정규리그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서울SK가 연세대에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
앞선에 강혁-이현민을 필두로 차바위-이현호 포워드 라인에 주태수로 하여금 골밑을 지키게 했다. 외국인 두 용병과 문태종을 제외하고는 베스트 전력이었다.
하지만 대학리그 최강자 경희대의 전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는 선배들과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종종 멋진 어시스트도 선보였다.
대한민국 가드의 미래로 불리우는 김민구는 코트를 휘저었다. 전반까지만 14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경희대의 34-33 리드를 이끌었다.
치열한 공방은 부상 우려를 낳았다. 아니나 다를까 2쿼터 2분여가 흘렀을 때 강혁이 슛을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며 코트에 쓰러졌다. 유 감독의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딜레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체력 안배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경기에 임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되려 3쿼터까지 경희대에 리드를 내주며 끌려간 전자랜드는 4쿼터 초반 10점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때문에 전자랜드의 주전급 선수 외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원들은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결국 차바위의 고감도 외곽포를 앞세워 4쿼터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강혁이 부상을 입게 됨에 따라 유 감독의 딜레마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dolyng@osen.co.kr
고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