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 "박찬호 선배는 잊지 못할 추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30 10: 30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주셨다". 
한화 3년차 투수 안승민(21)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전격 은퇴 선언한 지난 29일. 안승민은 한 달간 서산 마무리훈련을 마친 뒤 계룡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갔다. 정신 없이 하루를 분주하게 보내고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는 박찬호 은퇴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 박찬호의 공주중-공주고 18년 후배로 화제를 모은 안승민은 "마음이 짠하다"며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승민은 올해 박찬호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박찬호의 중고교 후배로 18년 차이가 나지만, 덥수룩한 턱수염과 체형이 박찬호와 흡사했다. '박찬호 주니어'로 통했다. 박찬호도 "18년 차이가 나지만 형제 같다"고 안승민에게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룸메이트로 함께 했고, 1년간 선후배로 한 시즌을 보냈다. 

안승민은 "박찬호 선배님과 함께 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룸메이트도 같이 했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잘 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여러 가지로 아쉽고 짠하다. 박찬호 선배님과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그와 함께 한 1년을 돌아봤다. 
바로 곁에서 함께 생활한 박찬호를 보고 느낀 건 자기관리의 중요성이었다. 안승민은 "한마디로 몸 관리다. 자기관리를 정말 철저하게 하신다. 그렇게 일정한 패턴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정말 처음 봤다. 언제 무엇을 먹어야 할지부터 정해진 시간에 맞춰 착착 움직이고 훈련하셨다. 괜히 최고의 선수가 아니셨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살아있는 조언도 안승민의 가슴속 깊이 자리하게 돼다.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라"는 말이었다. 그는 "많은 말씀들을 해주셨지만 그게 가장 와닿았다"고 떠올렸다. 무슨 일을 하든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움직여야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 어느덧 그의 좌우명이 됐다. 
박찬호는 은퇴를 결정한 날 오전에도 안승민과 전화통화를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안승민은 "전화를 할 때만 하더라도 은퇴하실 줄은 전혀 몰랐다. 정말 마음이 짠하다"며 "박찬호 선배님은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최고의 존재이시다. 이제 선수는 은퇴하셨지만, 제2의 인생은 더 멋지게 살아가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양훈의 경찰청 입대 그리고 송신영의 NC 이적과 박찬호의 은퇴로 투수진에 큰 공백이 생겼다. 선발-구원 모두 가능한 안승민의 활용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 안승민은 "작년에는 선발을 했고, 올해는 마무리를 했다. 아직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떤 보직이든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박찬호 없는 내년 시즌을 더욱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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