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AFC 시상식 '3관왕' 그리고 남는 아쉬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30 07: 25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시상식서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내년에는 아시아 무대서 울산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은 지난 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AFC 올해의 시상식'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울산은 올해의 클럽상을 시작으로 김호곤 감독이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았다. 또한 울산의 공격수 이근호(27)가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울산의 3관왕은 한 클럽이 받을 수 있는 주요 부문을 휩쓴 것이다. 울산의 3관왕에 한국 축구는 AFC 시상식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올해의 남자 대표팀상, 김경민 심판이 올해의 여자 부심상을 수상하며, 울산의 3관왕을 합해 5관왕에 올랐다.

울산의 독보적인 행보에 많은 이들이 미소를 지었지만 아쉬움도 존재했다. 내년 시상식에서는 울산의 활약을 다시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울산은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AFC 시상식을 휩쓸었다. 10승 2무의 무패 행진으로 우승을 차지한 영향이 가장 컸다. 울산의 '철퇴축구'에 동아시아는 물론 중동의 강호들 모두가 힘을 쓰지 못했다. 박빙이 펼쳐져야 할 결승전에서도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완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울산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을 예정이다. K리그에 배정된 4장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의 주인 명단에서 울산의 이름이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K리그 5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남은 1경기서 승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4위 도약은 불가능하다. 결국 K리그서는 FC 서울이 우승팀, 전북 현대가 2위, 수원 삼성이 4위, 포항 스틸러스(3위)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2013년 아시아 무대 정복에 나서게 됐다.
울산은 아쉬움이 크다. 이번 시즌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만큼 내년 대회에서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AFC 챔피언스리그에 올인을 한 것이 치명타로 다가왔다.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권에 근접하자 총력전을 가했다. 이 때문에 AFC 챔피언스리그서는 연승 가도를 달렸지만, 리그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즉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잡기 위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친 셈이다.
물론 울산이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만큼 '올인 전략'을 질책할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오히려 과감한 결정에 박수를 치는 이가 많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 만큼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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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김호곤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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