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 방출 시장, 재활용 재목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30 10: 40

전 소속팀에서는 활용 가치를 잃고 방출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다른 팀에 가면 쏠쏠한 활약을 해줄 선수들도 보인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빛을 못 보고 방출 수순을 밟았으나 SK 와이번스 계투진에서 힘을 보탰던 박정배(30)처럼 제 가치를 다른 팀에서 보여주는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오전 9개 구단 보류선수 총 512명의 명단과 제외선수 56명(외국인 투수 3명) 명단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에는 한 때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베테랑의 이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유계약 방출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통산 300홈런-267도루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군림했던 ‘리틀 쿠바’ 박재홍(39)이다. 박재홍은 원 소속팀 SK의 코치 연수 제안을 뿌리치고 선수로서 더 뛰기를 원해 방출된 케이스다.
박재홍의 경우는 과거 LG가 김재박 감독 재임 시절이던 2007년 좌완 투수와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오려고도 했던 바 있다. 그러나 현재 LG는 외야 요원이 많은 팀 중 하나. 오른손 대타나 지명타자 요원으로 봐도 최동수와 역할이 겹친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외야 주전 한 자리를 맡기기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결국 선수 본인이 테스트를 거쳐서라도 제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할 전망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완 이대진(38)은 한화의 재활코치로 변신했다. 또 한 명의 우완 박명환(35, 이상 전 LG)의 경우는 몸을 만들고 다시 LG에 백의종군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FA 시장에서 4년 40억원의 거액을 들여 영입했으나 큰 몫을 해내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갚고 싶다는 뜻이다.
SK에서 방출된 내야수 ‘권병장’ 권용관(36)의 경우는 데뷔팀 LG 입단 가능성이 있다. 2루 요원 중 마땅히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는 가운데 1군 백업 요원으로는 활용 가능성을 지닌 권용관이다. 한화에서 방출된 정원석(35)의 경우도 비슷한 케이스다. 정원석은 2010시즌 한화 소속으로 풀타임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전력이 있는 공격형 내야수다. 2005년 조원우(현 두산 코치)의 맞트레이드 상대였던 우완 조영민(31)의 경우는 SK 방출 뒤 LG행이 확정되었다.
이미 새 둥지를 찾은 선수들도 있다. 한때 넥센의 주전 포수였던 강귀태(33)는 KIA에 신고선수 입단했고 LG에서 방출된 우완 이대환(33)도 함께 KIA로 신고선수 입단했다. 2005년 롯데의 1차지명 출신 잠수함 이왕기(26)는 KIA 입단 테스트 중이다. 전 LG 포수 심광호(35)는 경찰청 배터리코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쓰고 있다.
방출되었다고 야구 인생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원 소속팀에서 활용 가치가 떨어졌을 뿐 다른 환경에서는 충분히 자기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 야구다. 53인의 국내 방출 선수 중 구제되어 새 기회를 얻을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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