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타 비고의 박주영(27)이 스페인 국왕컵인 코파 델 레이에서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또 한 번 날아올랐다.
지난 리그 13라운드 사라고사전에서 후반 막판 투입돼 약 8분여를 뛰는데 그쳤던 박주영은 30일(한국시간) 새벽 발라이도스에서 벌어진 알메리아와의 대회 32강 2차전 홈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10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셀타 비고는 1차전에서 0-2로 패하며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0-0의 균형을 깨는 박주영의 선제골을 앞세워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내 코파 델 레이 16강에 합류했다.

그 동안 리그에서 주로 교체 요원으로 투입되며 출전 시간에 갈증을 느꼈던 박주영으로선 여러 모로 의미있는 골이었다. 특히나 박주영은 12라운드 마요르카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트리고도 주말 사라고사 원정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며 아쉬움을 산 바 있다. 그러나 다시금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붙박이’ 이아고 아스파스의 짝으로 주전 자리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대회 16강 진출을 위해선 최소 2골 이상의 많은 골이 필요했던 파코 에레라 감독은 2차전에서 아스파스와 박주영, 그리고 마리오 베르메호까지 공격수 3명을 모두 투입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택했다.
특히 박주영은 자신과의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던 베르메호와 함께 출전해 골을 만들어내며 다시금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러 찬스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런 마무리로 전반을 0-0으로 마친 에레라 감독은 후반 들어 베르메호를 빼고 아스파스와 박주영 2명에게 전방을 맡겼다. 에레라 감독의 선택으로선 베르메호 대신 박주영을 믿은 셈이었는데,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멋진 헤딩골로 연결한 박주영의 골장면은 에레라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킬러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한 박주영은 이제 오는 12월 3일 레반테와의 리그 14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시즌 4호골 사냥에 나선다. 아스파스의 짝이 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알메리아전 선제골로 감을 살린 박주영으로선 또 한 번의 선발 출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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