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로 유명한 연예인이나 셀러브리티를 만나서 '메이크업'에 대해 물어보면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메이크업 비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얘기해 주지 않는다. "평소에는 별로 화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선크림 정도만 바르고 다니고요.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그 말을 듣고 여자들은 또 한 번 착각에 빠진다. "아, 연예인들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최고구나. 화장을 최소화해야지." '남자들은 화장기 없는 여자의 얼굴을 좋아한다'는 소문(?) 또한 이런 착각을 강화한다.
이것은 명백한 함정이다. 지구상에서 메이크업을 가장 중시하는 이들은 바로 미모의 여배우들이다. 그들은 매일 전문가에게 가장 완벽한 상태를 주문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체크하며 무엇이 최적의 메이크업인지 끝없이 공부하는 '외모의 프로페셔널'이다.

또한, 남자들은 '화장을 안 해도 예쁜 여자'를 좋아하지, '화장을 안 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화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이지만 예쁜 여자'가 남자들의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든 '안 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답만은 아니다. 화려한 파티, 직장의 중요한 미팅...무조건 학생 같은 풋풋한 얼굴만이 원하는 바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도도한 레드 립스틱이나 은은한 아이라인이 당신의 '무기'가 되어줄 수 있다.
아나운서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이미지 메이킹의 대가인 '아름다운 규니영'의 권선영 원장이 출간한 메이크업북 '터치'는, 위에 언급한 착각에서는 벗어났지만 메이크업에 도사가 되지는 못한 여자들을 위한 가이드이다.
아직까지 자신, 또는 자신이 처한 T.P.O에 맞는 '무기'를 발견하지 못한 여자라면 따라해 보기 딱 좋은 팁을 모았다. '한 눈에 반하게 만드는 소개팅', '첫인상 좋아 보이는 면접', '결혼식장에서 두 번째로 빛나는 하객', '제대로 변신하는 파티' 등 평범한 여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하는 상황에 따른 메이크업을 제시한다.
이 책은 '초보자용 메이크업북'이라는 콘셉트로 탄생했다. 때문에 이미 메이크업을 통해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데 능한(또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보다는 메이크업을 해 보고는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늘 하던 것만 하는 이들에게 더 적합하다.
특히 메이크업을 많이 했지만 요란하지는 않으면서 지적인 느낌을 주는 '아나운서 스타일'을 평소에 동경하던 이들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메이크업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나 친구들의 설명만으로는 시도하기 귀찮던 '인조 속눈썹 붙이기', '눈썹 자연스럽게 그리기', '하이라이터로 동안 만들기' 등이 사진과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메이크업 초보'의 한 명으로서 반가운 마음이다. 소개팅, 면접, 클럽 나들이 등 이벤트를 앞둔 어느 날, 거울 앞에 이 책과 메이크업 아이템 전부를 마련하고 '전투 태세'를 갖추고 앉아 제대로 한 번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픈하우스 펴냄. 207쪽. 1만6000원.

ye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