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역사상 저 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가 싶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했다. 박찬호는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19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중고교 시절 입은 유니폼과 메이저리그 시절 함게 한 유니폼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은 한화 유니폼을 가져와 추억을 반추했다.
박찬호는 "난 생각해보면 참 운 좋은 녀석이 아닌가 싶다. 시골에서 태어나 뭣도 모르고 주위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하게 됐는다. 옆의 선배와 동기·후배들보다 잘하겠다는 생각에 경쟁심도 생겼고,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며 "시골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영예도 얻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더 큰 영예와 어려움 속에서도 긴 시간을 메이저리그에서 몸담을 수 있었다. 주위에서 함께한 분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운이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한국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고 감사해 했다.

힘들고 기뻤던 순간도 많았다. 그는 "기뻣던 순간이 정말 많았다. 외국에 진출해 첫 경기에 등판하고 마이너리그에 다녀온 뒤 메이저리그 복귀하기까지 생활은 또 힘들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들을 이겨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당당하게 1승 2승 채워나갈 때 기쁨과 흐뭇함, 보람이 있었다"며 "첫 승도 좋았지만 124승을 할 때가 더 기뻤다. 기쁨의 의미는 절망을 딛고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마지막 1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박찬호는 "정말 의미있고 값진 건 한국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많지 않지만 값진 승리를 한 것"이라며 "한국에 들어오기 전 1년이 아닌 한 달이라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었다. 건강함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생겼다. 1년을 계획 잡고 보냈지만 아쉬움도 있다. 구단과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적응하는데 바쁘고 여유가 없었다. 팀은 성과를 올려야 하는데 성적에서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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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