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나이트의 황금장갑 응원하는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01 06: 45

절친한 동료 사이인 박병호(26)와 브랜든 나이트(37, 이상 넥센 히어로즈)가 사이좋게 골든글러브를 탈 수 있을까.
박병호와 나이트는 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 28일 발표한 '2012 팔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과 투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긴 2군 생활, 혹은 부상과 타향살이를 이겨내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결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는 지난해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첫 풀타임을 전 경기 선발 출장으로 장식하며 타점-홈런-장타율 등 타격 3관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최다패(7승15패) 투수였던 나이트는 올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평균자책점 1위, 다승-승률 2위를 차지했다.

투표가 시작된 뒤 연락이 닿은 박병호는 자신이 후보에 올라있기 때문인지 말을 아꼈다. 그는 "골든글러브 상을 주시면 감사히 받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정말 좋은 선배들과 함께 후보로 올라 있어 조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박병호는 팀의 에이스 나이트의 수상을 간절히 바랐다. 시즌 후반 두 선수가 나란히 시즌 MVP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투수보다 경기에 더 많이 나가는 타자가 MVP를 받는 게 맞다"며 박병호에게 박수를 보내준 나이트였기 때문이다.
대신 나이트는 투수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어했다. 박병호는 "나이트가 한국에서 투수로서 최고의 상인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면 시상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올 의향도 있다더라"고 전했다.
박병호는 "나이트가 지난해까지 힘들었지만 올 시즌 자신도 최고의 해를 보내며 우리 팀 선발로서 팀을 잘 이끌어줬다.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나이트가 골든글러브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팀 동료 나이트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병호와 나이트는 평소 같이 훈련을 하며 자주 만나는 각별한 사이다. 박병호는 비가 오면 퇴근할 때 나이트를 구장 옆 숙소까지 데려다준다. 밴 헤켄과 함께 원정 때 셋이 식사를 같이 하기도 한다. 두 선수의 따뜻한 우애가 연말 따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골든글러브 결과는 11일 시상식에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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