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최만희, 선수단은 큰절 세리머니...팬들은 '울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2.02 06: 59

최만희(56) 광주 FC 감독의 자진사퇴에 선수단은 큰절 세리머니로 인사를 올렸고, 팬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최만희 감독이 광주의 강등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광주는 지난달 28일 대구 FC와 원정경기서 0-2로 패배, 잔여 경기의 결과와 상관없이 2부리그로 강등이 결정됐다. 경기 직후 최 감독은 "계약기간이 남았다고 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자진사퇴를 암시했고, 결국 1일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1-0으로 승리했음에도 "2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한 건 내 부덕의 소치다. 이 자리를 빌어 사퇴하려고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선수들도 최만희 감독이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광주 선수들로서는 보답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최고의 보답이자 작별인사는 승리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노력한 만큼 결과물도 나왔다. 광주는 후반 13분 김은선이 복이가 헤딩으로 떨어트려 준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은선은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벤치 앞으로 뛰어왔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벤치 앞으로 나와 함께 했다. 모든 선수들은 벤치 앞에 서 있는 최만희 감독에게 큰절을 했다. 선수들이 최만희 감독에게 올리는 작별 인사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감격의 눈물보다는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내년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되는 아쉬움과 최만희 감독을 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구단의 열악한 지원에도 고군분투하며 팬들을 챙겼던 최만희 감독은 감독이 아닌 할아버지와 같이 따뜻한 존재였다. 팬들은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최만희 감독의 마지막 발걸음에 아쉬워하며 "할아버지 사랑해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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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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