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상대 선수와 충돌 후 옐로카드에도 '상대 걱정'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2.02 01: 35

구자철(23, 아우크스부르크)이 경기 도중 충돌한 상대 선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자철은 2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위치한 SGL 아레나서 열린 2012-2013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구자철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선제골을 넣고도 끝까지 지키지 못해 1-1로 비겼다.
지난달 29일 슈투트가르트와 원정경기서 골을 넣으며 독일 언론 '빌트'로부터 팀내 최고 평점을 받았던 구자철은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중위권의 프라이부르크와 꼴찌 아우크스부르크의 승점 차는 무려 12점이었다. 그만큼 기량 차가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구자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구자철이지만 중원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팀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만큼 의욕이 충만했다. 상대 선수와 몸싸움도 마다치 않았다.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전반 40분 얀 로젠탈에게 오는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오며 머리를 들이댔다. 하지만 구자철의 머리는 로젠탈의 얼굴에 맞았다. 로젠탈은 충격이 심했는지 쓰러져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주심은 구자철의 헤딩이 과했다는 판단에 옐로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구자철의 관심사는 옐로카드가 아니었다. 로젠탈이 괜찮은지 주위를 계속 서성였다. 구자철은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며 로젠탈을 지켜봤다. 프라이부르크의 선수들도 구자철의 진심 어린 모습에 과한 헤딩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자철과 함께 로젠탈의 치료를 관찰했다.
로젠탈은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충돌이 심했는지 출혈을 일으켰고, 코는 퉁퉁 부어 있었다. 결국 로젠탈은 전반 45분 안톤 푸칠로와 교체됐다. 로젠탈은 혼자 걸어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지만 뛸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구자철은 미안한 마음에 걸어나가는 로젠탈을 계속 쳐다보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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