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단절이 오해를 낳고 얼룩을 만들었다.
지난 1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많은 팬들이 울음을 터트렸다. 홈팀 광주 FC가 K리그 최종전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이겼지만, 승리에 상관없이 강등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또한 최만희 광주 감독은 K리그 첫 강등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 감독은 "K리그에 처음 도입된 강등제에서 2부리그로 강등을 피하지 못한 건 내 부덕의 소치다. 이 자리를 빌어 사퇴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만희 감독의 말은 사퇴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광주의 치부를 드러냈다. 구단에서 선수단에 대한 지원이 열악했다는 것. 선수들의 숙소와 훈련, 용품, 선수 수급, 자신에 대한 모함 등이 주를 이루었다. 최만희 감독은 이 모든 비난의 대상을 박병모 광주 단장이라고 지목했다.

모든 것의 문제는 소통의 단절에서 시작됐다. 창단 때 같이 했던 A 전력강화팀장이 올초 선수와 계약 문제로 사표를 내고 팀을 떠나면서 단절이 급격히 심해졌다. A 팀장은 박병모 단장과 최만희 감독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의 요구 사항을 구단에 전달, 적절합 협의점을 찾아냈다.
A 팀장의 사직 이후 새로운 B 팀장이 왔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최만희 감독이 원하는 부분을 박병모 단장이 전부 들어주지는 않았지만,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B 팀장마저 팀을 떠나면서 그나마 있던 박병모 단장과 최만희 감독의 가교가 사라지게 됐다. 소통의 단절이 본격화 된 시점이다.
징조는 지난달 17일 성남 일화전에서 나타났다. 당시 광주는 0-3으로 지고 있다가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최만희 감독은 기뻐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0-3으로 지고 있으니깐 단장이 가버렸다. 끝까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사람과 똑같이 행동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광주 관계자의 이야기가 달랐다. 박병모 단장이 성남 구단 관계자와 함께 계속 경기를 관전했다는 것이었다. 이 일은 소통의 단절이 낳은 오해의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오해들은 계속 쌓였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풀어지지 않았다.
물론 최만희 감독이 털어 놓은 것이 전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작은 오해도 소통의 단절로 더욱 큰 오해로 변하게 됐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에는 최만희 감독이 작별의 인사를 건넬 사퇴 기자회견서 자신의 울분을 털어 놓는 상황까지 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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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