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대주서 계륵으로...‘20억’ 윤빛가람의 추락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12.02 07: 32

“답답하네요”.
모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탄천에 둥지를 튼 윤빛가람(22, 성남). 그러나 그를 향한 성남의 아쉬움 섞인 한숨은 시즌 내내 계속되다시피 했다. 웬만한 구단은 감당할 수도 없는, 20억이라는 큰 돈을 들여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였기에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윤빛가람의 이적 당시 “20억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기대를 드러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31경기 출전해 1골 3도움에 그쳤다. 2010년과 2011년 경남에서 각각 9골 7도움과 8골 7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스탯이 전부가 아니지만, 내용 면에서도 팀 공헌도는 떨어진다.

에이스 윤빛가람의 부진은 그대로 팀의 추락을 부채질했다. 지난 2년간 승승장구했던 성남은 올 시즌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 동시 제패라는 목표 아래 오프 시즌 대대적인 영입을 감행했다. 그 중심에 윤빛가람이 있었다. 그러나 성남은 시즌 중반 이후 부진한 행보를 이어간 끝에 12위(14승 10무 20패)로 리그를 마쳤다. 스플릿 제도가 적용된 올 시즌 상위 8팀 안에도 들지 못하며 하위리그로 떨어지는 굴욕까지 맛봤다.
광주FC를 상대로는 3-0으로 앞서다 3-4로 역전패하는 믿기 힘든 결과를 내는가 하면, 막판까지 홈 12경기 무승 고리를 끊지 못하고 강원에 0-1로 패했다. 모든 책임을 윤빛가람의 탓으로 돌릴 수 없지만, 팀이 어려운 순간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진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계속해서 기회를 주며 의기소침해진 윤빛가람의 부활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대는 시즌 마지막까지 그저 기대로 끝났다. 그렇다 보니 신태용 감독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쓰자니 기대에 못 미치고 안 쓰자니 아까운 계륵 신세가 됐다. 몸값으로만 20억을 투자했다 보니 다른 방식으로 처분도 쉽지 않다.
그러나 올 시즌 굴욕을 뒤로 하고 내년 시즌 칼을 갈고 있는 성남과 신태용 감독으로선 부진 탈출을 위해선 윤빛가람의 부활은 필수적이다. 과연 신태용 감독이 20억 짜리 윤빛가람을 어떻게 다시 바로 세울지 오프 시즌 성남의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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