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 감독이 잠들어 있던 60년 전의 빌보 배긴스를 깨웠다. ‘반지의 제왕’보다 더욱 사랑하고 간절히 영화화하기를 원한 작품인 만큼 그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다시 불렀고 세계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 5억 달러를 과감히 투자했다.
피터 잭슨이 지난 1일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 개봉에 앞서 배우들과 함께 일본 도쿄 미나타 구 오쿠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여정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여정의 시작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언론을 비롯해 일본 현지 언론 취재진의 반응은 뜨거웠다.
‘호빗’은 총 3부작으로 공개될 시리즈의 첫 번째로 사나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 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해 떠난 호빗 빌보(마틴 프리먼 분)와 동료들의 험난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의 얘기로 ‘호빗’의 서막을 연다. 프로도(일라이저 우드 분)의 삼촌 빌보 배긴스가 어떻게 절대반지를 손에 넣게 됐는지에 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빌보의 경우는 나중에 그가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스토리가 시작되기 때문에 캐릭터 간의 역학 관계가 영화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며 “왜냐하면 캐릭터는 영화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빌보와 간달프, 소린의 관계는 서로가 영향을 끼치면서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의 색깔을 규정하는 엔진이다”고 설명했다.
◆ 다음은 피터 잭슨과의 일문일답.
-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찍고 ‘호빗’ 시리즈를 또 찍는 이유가 무엇인지?
▲ ‘호빗’이 영화화되는 것이 처음에는 확실하지 않았다. 영화의 저작권을 두 군데서 나눠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해결이 되면서 제작이 현실화됐다.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면 다른 사람이 영화를 찍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시리즈들은 영화감독으로서 가장 즐거운 작품이다.
- ‘프로도 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지의 제왕’이 뉴질랜드의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 뉴질랜드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경제 효과도 적기 때문에 이런 대작을 찍음으로써 경제에 도움이 된다. 이는 영화 제작은 건장한 효과로 경제적인 순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는 영화 촬영을 하게 되면 세금 혜택을 준다. 이런 몇몇 나라들이 있는데 때문에 영화 제작에도 도움이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아바타’를 뉴질랜드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 전쟁 장면 중 “칼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진정한 용기는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에 있다”라는 말이 인상적인데 감독의 생각은?
▲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이고 이미 결과를 알고 가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빌보가 골룸을 죽이려다가 못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을 보면 빌보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차마 못 죽이는 장면인데 이 선의가 60년 후에 보답을 받게 된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골룸이 화산에서 프로도 대신 죽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다.
- ‘호빗’에 마틴 프리먼과 리차드 아미타지를 캐스팅한 이유는?
▲ 나는 캐스팅을 할 때 진실성을 중요시한다. 진실성은 판타지 영화일 때 더욱 중요하다. 빌보 역의 마틴 프리먼은 빌보 캐릭터의 진실성을 부여하기에 가장 적임자였다. 빌보는 유머가 있고 영웅처럼 보이지 않는 의외의 영웅이다. 난쟁이와 몰려다니면서 여러 번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그런 빌보의 여정에 진실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마틴 프리먼이었다.
빌보는 심장(Heart)이라고, 소린은 마음(Soul)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린 역을 위해 여러 배우의 오디션을 봤다. 난쟁이들을 이끌고 왕국을 재건하려는 용맹함과 귀품을 가진 캐릭터를 찾고 있던 중에 리차드 아미타지는 그런 패기 있는 모습과 왕의 품위를 표현하는 데 적임자였다. 소린은 고요함 속에서 강인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리차드 아미타지는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고 그가 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 ‘호빗’에서 시도한 1초당 48프레임인 HFR은 무엇인가?
▲ 무성영화는 손으로 돌리는 핸드 크랭크드 카메라로 프레임 수에 한계가 있었다(초당 16~18프레임). 1927년 무성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면서 모터도 작동되고 일정한 속도가 필요한 35미리 카메라에 맞추기 위해 프레임 속도를 높여야 했다.
초기 옵티컬 사운드트랙은 소리를 제대로 담기 위해 최소 속도가 요구됐는데 많은 제작자들이 최소 비용으로 양호한 효과를 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24프레임이었고 그것이 85년간 영화산업의 표준 프레임이 돼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기술적으로나 가격적으로 큰 부담 없이 프레임의 변화가 생길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이라든지 엔터테인 요소가 많아지면서 극장으로 관객들을 이끄는 것이 이전만큼 쉽지가 않다.
HFR 3D는 굉장하다. 정말 놀라운 기술이다. 감독으로서 실감나는 영화, 관객을 생생한 모험 속으로 이끌고 싶은데, HFR은 이를 가능케 한다. 화면이 내 옆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진짜에 가장 가깝게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호빗’ 시리즈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HFR 기술을 통해서 오직 큰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판타지로서의 거대한 스펙터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서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한편 총 3부작으로 공개될 시리즈의 첫 번째인 ‘호빗’은 사나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 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해 떠난 호빗 빌보(마틴 프리먼 분)와 동료들의 험난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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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