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수는 국가대표 세터다. 그에 반해 (이)효동이는 이제 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정도 팀을 끌고 나가는 거 보면 칭찬해주고 싶다”.
지난 1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시즌 2번째 맞대결은 사실상 세터 대결에서 승부가 갈렸다. 1, 2세트를 내주며 코너에 몰린 LIG는 3, 4세트를 잇따라 따내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하지만 막판 아쉽게 무너지며 세트스코어 2-3(22-25, 15-25, 25-20, 25-20, 15-8)으로 패했다.
대한항공의 한선수(24)는 국가대표 No.1 세터답게 적절한 볼배급과 더불어 마지막 5세트에선 결정적인 서브에이스 2개로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LIG손해보험의 이효동(23)은 선전했지만 막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판정패했다.

마지막 5세트는 사실상 마틴-김학민(대한항공)과 까메호-김요한(LIG)를 얼마나 잘 활용하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한선수는 이들을 이용해 7점을 만들어냈다. 마틴(4점)은 80%, 김학민(3점)은 50%의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효동과 까메호는 불안했다. 실제 까메호는 5세트서 8개의 공격을 시도했지만 단 3개를 성공시키는데 그쳤다.
그러나 LIG의 이경석 감독은 비록 졌지만 세터 이효동을 칭찬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 감독은 “세터가 아직까지는 미흡하다”면서도 “상대(한선수)는 국가대표 세터다. 그에 비해 (이)효동이는 아직 초년생인데 이 정도 해주면서 팀을 이끌고 나가는 것, 칭찬해주고 싶다”며 치켜세웠다.
‘쿠바 특급’ 까메호의 영입과 함께 김요한, 이경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완성으로 LIG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문제는 이효동, 김영래 등 세터들이 공포의 삼각편대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였다. 주전 낙점을 받은 이효동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개막 2연전(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서 김영래에 밀려 벤치를 지켰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더 이를 악물었다. 지난달 20일 KEPCO전을 승리고 마치고 난 뒤 그는 손에 아이싱을 하고 있었는데 “더 악에 받혀 독하게 연습했다”며 나름의 노력을 설명했다.
첫 술에 당장 배부를 수 없다. 지난 2011년 현대캐피탈을 떠나 지금의 LIG로 트레이드 된 그는 풀타임으로 뛰는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렇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이경석 감독 역시 비록 대한항공에 패했지만 “이효동과 까메호는 시간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주전 세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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