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주기 vs 나눠갖기', 올해 영화시상식 '극과 극'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2.02 09: 12

한 해 영화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2012년 영화제 시상식은 크게 '몰아주기'와 '나눠갖기'라는 극과 극의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10월 열린 제 49회 대종상과 지난 달 30일 열린 제 33회 쳥롱상은 국내 대표 영화 시상식들.
대종상에서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가 작품상을 비롯한 노른자상을 독식하며 15개부문 싹쓸이를 했다. 반면 청룡상에서는 '피에타'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하고,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가 최다 부문 4관왕에 올랐다.

대종상은 매년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만큼, 어느 때보다도 투명한 심사에 힘을 쏟았지만 결과적으로 '광해' 싹쓸이판이 됐고, 이에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반해 청룡상은 '범죄와의 전쟁"이 4개 최다 부문 수상자로 기록됐고, '내 아내의 모든 것' '은교' '도둑들'이 각각 3개, '건축학개론'이 2개, '광해', '부러진 화살', '연가시', '공모자들' 등이 1개 부문 트로피를 차지하는 고른 수상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역시 '여론을 의식한 의도적인 '광해' 배제하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매년 '몰아주기'나 '나눠주기'는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올 영화제 시상식은 골고루 나눠갖기가 좀 더 대중 정서에 부합하는 듯 하다. 그 만큼 누가 상을 받아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좋은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눠갖기' 청룡이었지만, 드라마 시상식처럼 공동 수상을 남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두 영화제 모두 '예상을 깨는 수상'이었다는 점은 하나의 공통점이다. 물론 이 역시 몰아주기와 나눠갖기라는 각 영화 시상식의 특징 속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대종상에서 표절 논란이 시달리기도 했던 '광해'가 시나리오상을 받은 것이 하나의 부정적인 파격이었다면, 청룡상에서는 이른바 대세 감독들을 제치고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이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반전이다. 
또 여우조연상을 '도둑들'의 김해숙이 아닌 '연가시'의 문정희가, 여우주연상을 '피에타'의 조민수가 아닌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이 받았다는 것도 예상을 깬 하나의 반전이었다. 과연 관객들이 많이 선택한 영화가 상도 많이 가져가야 하는지, 아니면 모든 영화들이 가진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지, 양극단으로 생각할 거리를 준 올해 영화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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