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드디어 '원투펀치'를 보유하게 됐다. 새로운 전력보강으로 갑작스럽게 강팀으로 등극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투자의 결실로 매년 상위권에서 이름을 올리게 된 팀이 K리그에 드러났다. 바로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와 2위를 차지한 FC 서울과 전북 현대가 그 주인공이다. 스플릿 제도로 인해 늘어난 경기수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치열하게 우승도전을 펼쳤다.
▲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2번째 우승
지난 11월 21일 서울은 제주를 꺾고 정규리그를 3경기 남겨둔 가운데 우승을 차지했다. 2년만의 정상탈환이었다. 올 시즌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로 폭발적인 능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서울의 우승은 기본적인 전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했다. 서울은 올 시즌 단 한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지난 8월 22일 전남과 경기를 시작으로 선두에 등극한 서울은 이후 단 한번도 1위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그만큼 준비가 잘됐다는 것이 시즌 전체를 통해 증명됐다. 30라운드까지 서울은 19승 7무 4패를 기록했고 이후 31라운드서도 승승장구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적인 축구와 페어 플레이를 강조하는 '무공해 축구'는 선수구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이 생각한 시즌 구상이 경기력과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파울수도 적으면서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드물었고 이겨야 할 팀과 대결서는 전력을 다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목표한 승점을 따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또 '데몰리션' 콤비인 데얀과 몰리나 그리고 주장 하대성을 비롯한 국내선수들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확실한 역할 분담을 이뤄냈다. 서울은 올 시즌 득실에서 1위다. 76득점과 42실점으로 +34를 기록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공격에서는 전북에 이어 2위였고 수비에서는 인천이 B그룹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1위였다. 공수 균형이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며 승승장구 했다.
▲ 전북, 아련한 12승3무의 기억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시즌을 맞이한 전북은 개막 직전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났다. 이흥실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전북은 올 시즌 '닥공(닥치고 공격)2'로 전 시즌의 영광을 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잘꿰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직전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부상자가 늘어나며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차게 준비했던 전술은 이탈한 선수들로 인해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주장 조성환을 비롯해 임유환, 심우연 등 중앙 수비진의 부상을 시작으로 올 시즌 모든 포지션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복귀했던 시즌 중반 전북의 위력은 대단했다. '패배를 잊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시즌 한 때 경기당 평균 득점이 3점대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득실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흥실 대행이 만들어낸 '닥공2'는 K리그를 강타할 정도였다.
하지만 또다시 부상으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중앙 수비진에 이어 측면 수비수인 박원재까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수비가 완전히 흔들렸다. 또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서상민도 중요할 때 다치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전북은 그렇게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보여줬던 폭발력은 K리그 사상 최고라고 할 정도였다.
비록 ACL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한 전북은 올 시즌 가장 많은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최소득점(상주제외)인 부산에 2배가 넘는 82골을 터트렸다. 또 최소실점도 4위를 기록하면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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