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1군 데뷔를 앞두고 있는 NC가 내실 다지기도 단단히 하고 있다.
NC는 지난 2일 박종훈(53) 전 LG 감독의 운영이사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LG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으로 재직 중이던 박종훈 이사는 현장의 감독·코치가 아니라 프런트로 NC의 부름을 받았다. 장기적인 육성 프로젝트 계획을 갖고 있는 NC는 그 적임자로 박종훈 이사를 낙점했다.
NC는 현재 2군 감독이 따로 없다. 한문연 배터리코치가 2군을 지휘하는 수석코치를 겸하고 있다. 2군 감독 자리가 비어있는 NC로서는 2007~2009년 두산 2군 감독을 맡으며 '화수분' 야구를 뒷받침한 박종훈 이사를 2군 사령탑으로 데려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NC는 그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운영이사'라는 다소 생소한 자리를 맡겼다.

'육성이사'란 한국프로야구에서 유례없는 자리다. 야구인 출신의 김태룡 두산 단장이 과거 운영·홍보 부문장 이사로 활약했고, 주성노 넥센 스카우트 이사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역할을 맡고 있다. 유니폼을 입는 현장 코치가 아닌 프런트로 선수 스카우트 및 육성을 중점적으로 맡는다. 메이저리그의 '팜 디렉터'가 가장 들어맞는 보직과 역할이다.
NC는 일찌감치 이 같은 보직을 만들었고, 후보군을 추린 끝에 박 이사를 최종 낙점했다. NC 관계자는 "향후 장기적으로 선수들을 발굴하고 교육하며 육성시킬 수 있는 선생님 역할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제 팀을 만들어가는 시작 과정이고, 젊은 선수들에 야구뿐만 아니라 멘토링도 필요하다. 기술적·정신적 부분에서 티칭할수 있는 역할로 경험 많은 박 이사를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이사는 과거 두산 2군 감독 시절부터 선수육성에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LG 감독 시절에도 2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오지환·임찬규 등 젊은 선수들을 키워냈다. LG의 핵심으로 성장한 유원상·윤요섭도 박 이사가 감독으로 있을 때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이다. 비록 경기 조작으로 퇴출됐지만 박현준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LG로 트레이드돼 잠재력 보여줬었다.
김경문 감독과의 궁합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NC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요청한 자리는 아니다. 구단에서 필요로 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프런트의 소통 채널로서도 박종훈 이사에게 기대를 걸 수 있다. 현장 야구인으로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NC 프런트의 길잡이 역할도 기대해 볼만하다. '이사'라는 직함으로 지위와 역할을 높여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박종훈 운영이사 영입을 통해 NC는 기존 구단들과 차별된 신선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신생팀으로서 스카우트 및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NC의 육성 프로젝트가 어떻게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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