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앞둔 이만수, 박경완과 오월동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04 06: 44

SK의 오프 시즌 최대 화두가 드디어 그 뚜껑을 연다. 이만수(54) SK 감독과 박경완(40)이 조만간 만나 거취 여부를 논의한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 명성을 날렸던 박경완은 지난달 7일 구단 관계자와 만나 현역 연장 의사를 밝혔다. 구단도 이를 수용하고 박경완을 보류선수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는 완벽한 결말이 나지 않았다. 박경완과 구단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탓이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박경완이 말하는 현역 연장의 전제는 명확하다. 1군에서 뛰기를 바란다. 하지만 박경완이 바라보는 현재 상황은 다소 비관적이다. 박경완은 올 시즌 1군에서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조인성 정상호라는 후배들에 밀렸다. 부상도 문제였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박경완을 전력에서 배제한 분위기도 있었다. 박경완으로서는 기회 제공의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은 스스로 강하게 부인했다. 아직 건강하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기회 자체가 없다면 또 2군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재원까지 가세한 SK의 포수 포지션은 포화 상태다. 이에 박경완은 내년에도 올해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 경우 현역 연장을 선택한 의미가 사라진다.
이에 박경완은 선수기용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 감독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자신에 대한 감독의 구상을 들어보겠다는 뜻이다. 돌려 말하면 “쓰지 않을 것이라면 트레이드 시켜 달라”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박경완이 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다.
이 감독은 일단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박경완의 현역 연장 의사를 환영한다”면서도 “경쟁에서 이겨야 주전으로 뛸 수 있다”라고 못박았다. 이 감독은 “아직 주전 포수에 대한 구상은 백지상태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박경완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전제조건도 명확한 셈이다. 양자 사이의 온도차가 클 수도 있다.
이제 담판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달 10일부터 팀의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을 지휘한 뒤 1일 귀국했다. 2일에는 여독을 풀었고 3일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야구인골프대회’에 참석했다. 때문에 면담은 4일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정확한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4일에 면담을 한다면 오전에 있을 일구회 시상식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르면 4일 오후에 양자가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박경완이 이 감독의 손을 잡지 않을 경우 포수 보강을 노리는 몇몇 팀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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