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이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달 28일부터 대만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3승2패로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당장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과 대만에 패하자 한국 야구의 기초 실력 부족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중계가 되지 않고 대중의 관심이 적었던 탓에 열린 것을 알고 있는 팬조차 많지 않았다. 기대한 이는 없는데 실망만 큰 셈이다. 이번 대회에 프로팀 선수들이 참가했다고는 하나 각팀마다 마무리 훈련이 진행중이고 선수 차출을 꺼린 까닭에 비주전 선수들 위주로 선발됐다.

우리나라에서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관심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청룡기, 황금사자기 대회는 일반대중에게 그 명성을 잃었고 신인드래프트 지역우선선발은 2010년 폐지됐다가 내년 다시 채택됐다. 고교야구팀 수는 53개에 불과하고 전국대학야구연맹에 등록된 대학팀은 단 33개다.
일본의 경우 이번 대회에 사회인 야구팀 선수들이 참가했다고 하지만 4000개가 넘는 고교야구팀에서 프로로 가지 않고 쏟아진 인재가 수두룩하다. 일본의 사회인을 글자 그대로 '사회인'으로 봐서는 안된다. 3개의 리그로 운영되는 일본 독립리그는 유망주 스카우트 등 실력 싸움이 프로못지 않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마 야구에 무관심해왔던 까닭이다. 현재 고교야구 선수들의 실력은 프로에서 통하기 힘들다. 관심도 없고 환경도 어려운 야구를 자식에게 시키려는 부모는 많지 않다. 한번 시작한 선수들은 힘든 대학행을 꺼려한다. 어떻게든 프로로 진출하려 하고 그만큼 대형 신인은 줄어든다.
최근 아마 야구는 오히려 10구단 창단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일부 구단이 아마추어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구단수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미래와 마찬가지인 아마 야구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전쟁해야 하는데 총이 없다'고만 징징대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열악한 장비 지원과 계속되는 폭우 속에 고생했으나 그 실정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3위의 성적만 비난한다면 결과만 보느라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다.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오답풀이'다. 우리나라 아마 야구의 현실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야구계의 전반적인 '오답풀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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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한국야구대표팀. 타이중(대만)=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