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장 김태균 특별주문, "최고란 생각을 가져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04 06: 39

"후배들아,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싸가지 없이 야구하자". 
한화 새 주장으로 4번타자 김태균(30)이 선출됐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달 30일 미팅을 통해 압도적인 지지로 김태균을 새 주장에 추대했다. 지난 2001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게 된 김태균은 "주장을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미 선수들이 그렇게 정했더라. 이미 투표가 된 것이라 안 한다고 할 수 없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자신의 가치관과 방향은 분명했다. 
김태균은 "주장이 크게 할 것이 있겠나.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게 부족한 것이나 불편한 것 없이 도우면 된다. 선수들을 이끌어 나간다기보다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김태균은 선배들과 후배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선배와 후배가 각자 역할 하게 될 때 팀이 잘 굴러갈 수 있다는 뜻이다. 

김태균은 "후배들에게는 아마 싫은 소리를 많이 하게 될.것 같다. 야구를 잘 하고 못 하는 것을 떠나 선후배와 팀의 체계를 지키지 않을때에는 혼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도 후배를 해봤지만 사실 후배 때는 다른 것 없다. 위계질서 잘 지키고, 자기 야구만 잘 하면 된다. 성적에 대한 책임과 부담은 감독-코치님들과 고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한해 다시 한화로 돌아와 뛰어보니 후배들의 자신감이 너무 많이 부족하더라. 후배들이 야구를 좀 싸가지 없게 했으면 좋겠다. 선후배 관계에서 싸가지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야구하는 것에 있어서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싸가지 없이 플레이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얌전한 충청도 스타일에서 탈피해 싸가지 없이 야구하는 후배들이 튀어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체로 조용 조용하고 착하지만, 틀에 벗어난 과감함과 활기가 떨어지는 후배들을 지적한 것이다. 전력 약화가 우려되는 한화로서는 '악으로 깡으로' 두려움없는 자신감과 과감함이 필요하다. 
주장으로서 그의 주문은 후배들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선배들에게도 주문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김태균은 "팀을 위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선배들에게 정중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것"이라며 "팀 분위기는 고참 선배들 위주로 이끌어야 한다. 선배들이 힘 있고 야구를 잘 할 때 후배들이 따라줄 수 있다. 선배들이 너무 뒤로 빠지면 팀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때 후배들이 잘 따라올 수 있다. 선배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후배들이 안 따라온다"며 "선배들에게 최대한 많은 힘을 실어주고 싶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선배들에게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배들이 기분 나빠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선배들에도 미리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내년이면 만 31세.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주장 완장을 차게 된 김태균이지만 주장으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있다. 그는 "주장은 사실 별 것 없다. 아무도 내가 주장이라는 걸 모르게 할 것이다. 튀지 않고 뒤에서 선수들이 불편한 것 없이 편하게 해주는 게 주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균은 주장 선수들이 캡틴을 의미하는 'C'자도 유니폼에 새겨넣지 않는다. '준비된 주장' 김태균이 한화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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